동행자가 되는 행운도 쉽지 않다.
어제는 경춘 국도를 거쳐서 출장간 아들 녀석 픽업을 빙자한 원주 나들이를 즐겼다.
그 전 주말에는 지인들과 남양주와 양평 나들이를 갔었는데
같은 목적의 행사가 진행될지라도
동행이 있었을 때와 혼자 갔을 때의 분위기는 정말 극과 극이다.
동행이 있을 경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나오고 신바람이 나는데
혼자 있을 때는 소극적, 방어적, 다소 객관적으로 변한다.
역시 사람이란 양면성을 가진 동물이다.
누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기란 일관성있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내가 동행을 구하는 기준은 심플하다.
지인 그룹 중 시간이 맞는 사람이면 된다.
나와 같이 내가 목적하는 공간과 행사와 시간을 함께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댕큐이다.
물론 그런 사람이 많지 않으니 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그런 동행을 신청하는 지인이 있다면
시간과 행사가 맞는다면 무조건 오케이하는 편이다.
언제 내가 그런 일을 해보겠나 일생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르니
기회가 생기면 가능한 한번 해보자 주의이다.
지금까지의 빅데이터에 기반하여 내가 절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물속에서 하는 활동들 : 스킨 스쿠버나 제트 스키 등
고공에서 하는 활동들 : 패러글라이딩이나 헬리콥터 타기 등
춥고 밤에 주로 하는 활동들 : 오로라 관측이나 일주운동 사진 촬영 등
너무 고도의 체력을 요하는 활동들 : 한라산 정상 등반이나 흔들리는 바다에서 배타기 등]
여하튼 이런 일을 같이하자고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 선약이 없는 한 나는 기꺼이 동행할 의사가 있다.
얼마 전 오로라를 위한 해외여행을 가자는 지인이 있었는데 정중하게 거절하였고
소백산 천문대에 1박 2일 관측을 가자는 후배 제안도 안타깝지만 거절하였다.
나는 내가 못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것을
그리고 하고나면 백퍼 아프게 될 일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동행을 신청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일 년에 한번 쯤 나와 여행에 동행하는 후배는 수영을 좋아라한다.
지난번 부산에서도 수영장이 좋은 숙소를 잡아서
후배는 수영을 나는 그 시간에 해운대 바닷가 산책을 하였더니 서로가 만족스러웠다.
다음 주 내가 제주에 간다니까 그 후베가 부러워하여서 이야기해두었다.
제주에 멋진 수영장을 가진 숙소를 이미 다 파악해두었으니 언제든 이야기만 하라고.
가급적 같이 가주겠노라고.
동행이란 이렇게 같은 것을 하다가 서로 다른 것도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동행이다.
모든 것을 함께 같이 하려하면 싸우게 되기 마련이다.
한 사람은 그것을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같이 하는 것일 확률이 크다.
참아주고 받아주는 일은 언제든 한번 폭발하게 되어있다.
부부끼리도 그래서 큰 싸움이 나곤 한다.
특히 컨디션이 나쁜 날은 참아주기가 힘들다.
알아서 피해야 한다.
오늘은 어제 오후까지는 아무런 할 일이 없었는데
저녁에 갑작스럽게 할 일이 생겼다.
아르바이트도 아니고 뙤약볕에서 힘들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다만
온전히 내가 좋아서 함께 하는 일이다.
동행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같은 목적과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오기는 하지만
실제로 단톡에서만 뵜었지 얼굴을 아는 사람들은 아니라서 동행이라고 하기는 조금 그렇다.
사이비 종교 집단 행사는 아니니 걱정하지는 마시라.
그리고 오늘 그 행사를 위해서 나는 본의 아니게 또 운전을 해야만 한다.
아무리 살펴봐도 송도쪽인데 대중교통으로는 힘든 장소이다.
그런데 동행이 없이 혼자 가는 운전이 더 쉽다.
동행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내비게이션의 친절한 안내를 놓치기 쉬운 법.
오로지 내비게이션 언니와의 동행인 셈이다.
오늘 행사도 처음이자 마지막일 확률이 매우 높고
힘들어서 저녁 브런치글을 못쓸 확률도 매우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무리수를 두어본다.
그만큼 소중한 경험이 되기를 기쁜 날이 되기를 빌어본다.
누구에게나 동행은 소중한 위치이다.
내가 동행자로 선택받는 그 소중함을 가끔은 느끼고 싶다.
요즈음 나의 가장 멋진 동행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나와 함께해주는 브런치이다.
브런치를 만나고
그와 동행하면서
많은 것들을 만나게 된다.
이제 굳이 동행을 구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꿈이 이루어진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