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쓴 글의 후기

무언가 할 이야기가 남아있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글을 쓰고 나면 연관된 다른 에피소드가 생각나거나

그 일의 후속 이야기가 생긴다거나 하는 일이 생긴다.

계획을 중심으로 글을 썼을 경우

그 일을 마무리하고 후속편을 작성한 경우도 있고

다음 편으로 나누어서 쓴 경우도 있는데

그럴만한 분량은 아닌데 후속 이야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어제와 오늘 쓴 글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먼저 비건 식당 방문기를 작성한

<늙지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레시피 161> 편의 후속 이야기이다.

우리를 인솔했던 비건 음식 경험자가 글을 읽고서 보내온 내용이다.

주문한 메뉴를 모른다고 썼더니 친절하게 메뉴를 알려주었다.

- 매운 파스타는 파스타베르데 제가 먹은 건 그냥 레몬파스타 인 것 같구요(이게 네이버 메뉴에 아직 없네요.)

깻잎리조또와 후무스피자 입니다.

후무스는 병아리콩을 으깬 것이고 중동 것이에요.

멕시코, 이태리 요리가 베지테리안으로 만들긴 좋은데. 기본 소스나 조리법은 중동이나 동남아 이슬람 것도 차용하는 것 같아요. (이슬람이 돼지고기 안 먹고 또 다른 고기는 하랄음식만 먹어서???) -

이렇게 많은 것 중에서 나는 대문사진에 올려둔 깻잎리조또만 기억을 한 것이다.

그런 이유가 있다. 이름이 쉽고(깻잎만 기억하면 되니까)

그리고 식당에 가기전에 메뉴를 슬쩍 살펴보고 이것이다 하고 미리 점찍었던 것이라서이다.

후무스는 예전 이태원의 중동음식 전문점에서 한번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전혀 연관시키지 못했다.

그리고는 더 중요한 정보를 주었다.

- 아. 저 완전 비건은 아니에요. ^^ -

그렇다. 완전한 비건은 쉽지 않다.


다음으로는 오늘 아침에 작성한 <음악으로 시작하는 아침> 편이다.

글을 올리고 내가 그리워하던 밴드 동아리 이쁜 녀석이 라이킷을 금방 눌렀길래 반가워서 톡을 보냈다.

- 나 : 일어났구나. 잘하고 있지? 나는 2학기부터는 대학에 초빙교수로 강의나간다. 방학 때 한번 모여서 연주해볼까?

이쁜이 : 우와 대학교로..! 전 좋아요! 그동안 연습안해서 실력 많이 줄었을텐데 ㅎ. 쌤 보고싶어요. ㅠㅠ

나 : 언제 만나서 우주과학 방탈출도 하고 그래보자. 방학 언제니?

이쁜이 : 7월 23일에 방학식이고 8월14에 개학이에요.

나 : 알겠다. 기말고사 끝나고 일정 맞춰보자. -

기말고사 준비로 바쁜 녀석과 긴 대화를 나눌 시간은 없었지만(공부를 방해하면 안된다.)

그 녀석들도 공연 연습을 하던 그 시간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방학기간이 너무 짧기는 하다. 대학생과 비교할 수가 없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여름 과일 탐색> 편에

쓰고 싶었는데 잊어버렸던 에피소드이다.

그럴수 밖에 없다.

지하철에서 작성했고 그 보라색 아주머니때문에 정신이 없고 시끄러웠다.

엄마는 내가 아플때면 복숭아를 주셨었다.

겨울에 아프면 복숭아 통조림을 여름에 아프면 복숭아를 까주셨다.

복숭아 중에는 딱딱한 것이 있고 물렁한 것이 있는데 나도 아들도 최애는 물렁 물렁 복숭아이다.

수박은 덩치가 너무 커서 한 통을 사본 기억이 거의 없다.

냉장고에 한통을 쟁여놓고 먹는 집들이 신기할 뿐이다.

1년에 한번쯤 내가 통크게 수박 한통을 사는 날은

학교에서 우리반 학생들과 여름방학을 앞둔 시점이었다.

기말고사를 보고 성적확인도 끝나고 방학을 며칠 앞두고

더위를 참기 힘든 날이 되면 학교 근처 슈퍼에서 수박을 배달시켰다.

차갑게 해서 배달해달라하면 그렇게 해주기도 했다.

학급비 예산을 사용할때도 있었고

내돈내산일때도 있었다.

그 수박을 크게 크게 잘라서 종례시간에 한쪽씩 나누어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물론 잘라주느라 내 옷에는 수박물이 들곤했고

씨와 껍질 수거와 버리는데 힘이 많이 들기도 했다만

힘들고 고단했던 1학기 마감을 나는 그렇게 학생들과의 수박파티로 마감하곤 했다.

물론 얼굴에 수박씨 뱉어 올리기 게임도 했다.

그들에게도 기억에 남는 수박이었기를 바란다.


내가 먹었던 수박 중 최고는 대학교 1학년 오대산 등산을 마치고 먹었던 수박이다.

죽을 것 같이 힘들었던 뙤약별 아래 등산이었고

그날 발가락은 까지고 팔은 까맣게 탔으며 숨이 차고 다리는 흔들려서

간신히 완주를 끝냈고(내 첫사랑이 그 팀에서 함께 하고 있었으니 이를 악물고 올라갔었다.)

돌아온 민박집 수돗가옆에서 건네 받은 수박 한쪽이

내 일생 최고의 과일임은 아마도 바뀔수 없을 것이다.

첫사랑이 건네줘서 그리 달달하고 시원했던것만은 아니었을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면 추가로 생각나는 것들이 보태져야 할 것들이 있다.

아마도 글 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도 그런 경우가 생길 것인데

후기를 작성할 수 있거나 추가나 변경을 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오히려 후기가 더 재미날 수도 있는 것 그것이 오리무중 세상일이다.

오늘 저녁은 막내 동생이 점심때 주었던 뻥튀기이다.

책을 사고 결혼식에 다녀오고 우산까지도 가지고 다닌 짐이 유독 았던 오늘 일과중에도 소중하게 들고 온 것이다.

뻥튀기와 속이 텅빈 호떡은 나와 친정아버지의 간식 1순위였었다.

그걸 기억한 동생이 준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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