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26

냉털, 두부 콩나물 당면 황태국

by 태생적 오지라퍼

큰일이다. 집에서 혼밥하는 날은 점점 밥, 국, 김치 2첩 반상이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정년퇴직 후는 더 할 텐데 어쩔까나.

오늘은 냉털 황태국이다.

제삿날 포를 올린다는 목적으로 샀던 황태포는 우리집에서는 그리 인기 음식이 아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 황태국을 먹다가 가시가 목에 걸려

큰 일 날 뻔한 일이 있고 나서부터이다.

오늘은 아들도 없으니 냉털의 의미에 방점을 찍고 묵혀두었던 황태를 꺼냈다.

대충 가위로 잘라서 (손으로 자르기는 악력이 약하다.)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인다.

나는 들기름과 참기름을 세밀하게 구분하지는 않는다. 그 정도의 전문가급이 아니다.

마늘 다진 것과 파, 양파, 새우젓은 나의 단골 양념이다.

깨소금과 후추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하얀 국에는 가는 소금과 참치액 조금으로 간을 맞춘다.


나는 이상하게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짠 것과 단 것을 싫어하는 입맛이 되었다.

시어머님은 짠 맛을 몰라서 음식이 점점 더 짜게 된다셨는데 나는 그 반대이다.

점점 밍밍해진다. 오늘의 황태국도 그렇다. 친정아버지가 드셨으면 찡그리셨을 맛이다.

두부, 콩나물, 당면 등 있는 것을 넣으면 그 것에 따라 이름이 결정된다.

두부 황태국이 될 수도 콩나물 황태국이 될 수도 있다.


오늘의 황태국은 묵어서 시어터진 깍두기와 함께 먹었다.

신김치는 국밥과 먹으면 신맛이 덜해진다.

아마도 국이 뜨거워서 신맛을 잘 못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주말도 이렇게 국밥만 먹으면 안 된다고 작심을 한다.

더 마르면 추하게 늙어보인다고 되뇌인다.

늙어서 마르면, 더 늙어 보인다고 친정 엄마가 늘상 이야기하셨었다.

목이 드러나면 더 말라보인다고 목에는 늘상 머플러를 묶고 계셨다.

나도 5월 정도까지는 목감기가 쉽게 걸려서 늘상 머플러를 묶곤 한다.

예전에는 목선이 드러나면 조금이라도 얼굴이 갸름해 보이고 얼굴이 덜 커보일까

목선을 드러내곤 했는데 이제는 목주름이 보이는 게 두려운 나이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벽 배송으로 소고기를 주문했다.

단백질이 꼭 필요한 나이가 된 지 이미 오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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