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병원 나들이란 없다.

가급적 병원에 갈 일이 없는 것이 최선이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오늘은 1년에 두 번 가는 대학병원 갑상선센터의 진료일이다.

원래는 1주일쯤 전에 유방과 갑상선 관련 총체적인 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진료를 보고 1년 먹을 갑상선 호르몬제 처방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나

올해는 의료 대란 관계로 9월에 검사와 결과 보는 날자로 잡혀있었는데

나의 재취업으로 인해서 9월 검사와 진료가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재취업 결정이 나자마자 검사날자를 당겨보려 하였으나 도저히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오늘 진료만 보고 약만 처방받는 그런 비정상적인 시스템이 되었다.

그래도 올 1월부터 6월 사이에 건강검진도 했고 채용신체검사도 했었던 자료가 있었고

그곳에 갑상선 수치도 제공되어 있었으니 아주 맹탕은 아니었다만(의사에게 보여주었다.)

의료 대란이 나에게 미치는 나비 효과를 실감했다.

그리고 유방 초음파는 1년 후까지도 모두 다 예약이 꽉차있다고 한다.

환자수가 급증했다나 뭐래나 아무튼 그랬다.


병원만 가면 기분이 꿀꿀할 듯 하여 일부러 추가 일을 만들었다.

아들 녀석 방에 있는 짐을 살짝 정리해서 안쓰는 물건을 플리마켓용으로 챙겨서 이전 학교에 배송을 한다.

매년 해왔던 일이므로 학교 정문 앞 지킴이실에 물건을 맡겨두기만 하면 알아서 나누어 쓸 것이다.

이전 학교는 오늘 개학이다.

그리고는 진료 병원 근처 백화점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동창인 친구를 만난다.

나보다 6개월 먼저 정년퇴직을 했다.

그리고 그 친구도 부단히 재취업을 희망하고 지금도 전공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공통점이 많은데 차이점도 있다.

이제야 친정어머님이 편찮아지셨다.

먼저 아픈 부모님을 봐야했던 나에게 간병 관련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토로한다.

지나본 사람만이 그 힘듬과 어려움과 난감함을 이해한다.

지속가능한 간병 생활이란 없다.

가족들이 지치고 힘들기 전에 참으로 적당한 시기에(그래야 절절한 안타까움이 남는다.)

덜 아프고 잠자는 듯이 죽음에 이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은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것은 아니고 복이 많은 사람만 가능한 것이다.


비가 언제 내릴지 몰라서

그리고 그 양이 요즈음 거의 폭우 수준이라서

오늘은 차를 가지고 이동했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여의도 진입하는 도로마다 꽉꽉 들어찬 차들이 심상치가 않다.

여의도에 사는 후배에게 연락을 해봤다.

여의도에 무슨 일 있냐고? 전혀 없다한다.

거의 벚꽃 축제나 불꽃놀이하는 날 수준으로 진입로가 막혀있다 하니

조금 있다가 <아하, 연휴라서 그런가보네요.> 라는 답이 온다.

그렇다. 내일부터 연휴이니 오늘 오후부터 올림픽대로 진입로가 막히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매일 매일 쉬었더니 내일부터 연휴라는 사실도 까맣게 까먹었다.

청소기 A/S를 내일 받으러 가렸더니 다 틀렸다.

그래도 오늘 이장을 위한 납골당 확인 전화도 했고(그럴 줄 알았다. 기록도 안해놔서 당일 당황할 뻔 했다. 이래서 꼭 재확인 과정이 필요한 거다.)

이천호국원도 확인했고(그래도 가보면 당황스러운 일이 꼭 있을 것이다.)

핸드폰 요금제도 싼 것으로 변경했고

용인에 신뢰할만한 부동산도 확보해두었다.

유쾌한 병원 나들이란 있을 수 없지만 나름 선방했다.

이제 남편과 가벼운 산책을 나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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