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점과 변곡점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아침부터 조금은 무거운 생각이 든다.

어제 친정 부모님의 이장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혼이 있다는 것은 믿지 않지만(어제 교통사고가 날뻔해서 살짝 믿었던 순간도 있었다만)

그리고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지만(한번뿐인 인생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쉽지 않은 일을 다시 할 생각은 아직은 없다.)

운명이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은 모두 운명이라고 그 몫을 돌리는 것이

마인드 컨트롤의 입장에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운명을 과학적인 용어와 연결 지어 본다면 아마도 임계점과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임계점 : 물질의 구조와 상태가 바뀌는 결정적인 지점. 일상생활에서는 마지노선과 비슷하게 받아들여짐.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을 의미함.

변곡점 : 굴곡의 자리가 바뀌는 곡선의 점, 일상생활에서는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촉발된 지점을 의미함.]


두 용어는 과학적인 현상의 정의에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으나

생활 속에서는 비슷한 느낌으로 혼용되기도 한다.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계기나 순간을 임계점이라 하기도 하고 변곡점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무엇인가

변화가 일어나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거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기원하고 있거나

이래서는 안된다는 점을 주지하고 있는 상태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무언가를 계기로 반등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니

저절로 운명처럼 영혼의 도움만으로 임계점이나 변곡점을 만나게 되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실 임계점과 변곡점은 하루 아침에 갑자기 다가오는 것은 절대 아니고

나름의 조짐도 있고 준비도 있었을테지만

내가 혹은 나만 못느꼈을 수는 있다.

그 조짐을 느끼지 못한 내가 둔한 것이었다고 땅을 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그 임계점과 변곡점을 지나고 나면 그 때 그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칠때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사소한 움직임이었을 수도 있고

아주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인생의 임계점이나 변곡점이 되는 것이고(주로 한참 지나고서야 알게 된다.)

이것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말 그대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오늘 아침 일어나니 아침 다섯시 사십오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들어와 있었다.

6시쯤 누구신가요? 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은 없다.

이 아침에 전화를 걸었다면 중요한 일 인텐데 무슨 일일까?

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안 것일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잠이 확 깼다.

주차는 지하주차장에 제대로 했으니 차를 빼달라는 것은 아닐테고(차를 박았나? 한번 내려가 볼까나)

공식적인 일과 관련된 전화일리는 만무하고(그 시간에 전화를 하는 업무 담당자는 절대 없다.)

나 뭐 잘못한 일이 있나? 최근 일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는 다짐한다. 착하게 살자. 늘 그랬듯이 손해보는 듯 살자.

돈이나 재테크하고는 이번 생에는 연이 닿지 않는다.

아직은 다시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 오지 않는 것을 보면 누군가가 잘못 눌렀던 것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잘못 눌렀다고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내주면 될 것이다만.

이런 사소한 일이 오늘 하루의 컨디션을 결정짓는 소소한 변곡점이 되기도 한다.

작은 것들이 모여 모여서 큰 파도가 되는 법이다.

내 인생의 큰 변곡점과 임계점은 무엇이었을까?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고

종종 과거의 곡선들을 뒤돌아보게 된다.


어제는 부모님 이장 행사 관계로 아침 브런치글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 당연히 조화수가 바닥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중간 중간 이동하는 차에서 적으려했으나

집에서 목동까지는 오랜만에 만난 아들 녀석과 수다 떠느라

목동에서 파주까지는 동생과 조카와 수다 떠느라

파주에서 이천 그리고 이천에서 집까지는

장거리 운전하는 아들 녀석 졸리지 말라고 더 한층 가열차게 수다를 떨다가 글을 쓸 기회를 놓쳐버렸었다.

운전하는 옆에서 자는 사람은 똥매너라는 내 생각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이 글을 올리고 남편 아침을 챙기고 나니

그 번호에서 문자가 들어와있다.

손녀에게 전화건다는것이 잘못 눌려졌다한다. 죄송하다며 좋은 하루 보내라한다.

마음이 급 편안해진다.

그런데 손녀 이름이 낯설지 않다.

7년전쯤의 제자 이름이고 그때 그 녀석을 주로 케어해주셨던 할머니에게 내 연락처를 알려드린것 같다만. 아직도 번호가 남아있었나?

똘망똘망 그 녀석은 대학생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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