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투어 사전 답사

오늘 오전도 다 지나갔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오늘 오전에야 새 학교 강의하는 건물 주변을 돌아볼 시간이 생겼다.

아니다. 아직은 임용전이니 내 마음대로 시간을 써도 뭐라할 사람은 없다.

오전에 처리할 강의 시작일에 대한 결론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왈가왈부가 되고 있는 중인데 한시 반 관계자들 회의에서 결정이 난다고 한다.)

그 문제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으니

나는 지나가는 대로의 흐름을 지켜볼 밖에 없다.

다음 주부터 수업을 하면 좋고

그 다음주 부터여도 할 수 없다.

딱히 다른 일을 할 수도 할 것도 없으니

첫 차시 수업 자료 검토와

언젠가 한번은 계획하고 있는 학교 주변 생태 투어 사전 답사를 해본다.

지금 생각으로는 단풍이 들고 나면 돌아볼까한다만

세상일과 그 순서라는 것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측 불가이니 여유 시간이 있을 때 해치워버린다.

그때 그때 일 처리를 하는거 그게 잊어버리지 않는 비법이다.

아직은 더위가 많이 남아있고 개강일이 아니라

어느 공원인 것 같은 학교 캠퍼스에서는

곳곳에서 새 학기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그리고 그동안 심심했던 날벌레들이 나를 계속 따라다닌다.

아마도 화장품 냄새가 그들을 홀렸을 것이다.

머릿속에 벌레 기피제를 가져와서 수시로 뿌려야겠다고 정보를 축적해둔다.


주변에 도자기나 그릇을 굽는 가마도 보이고

그곳에서 만들었다고 추정되는 멋진 작품도 보인다.

이제 교양교육원 건물 내 자리와 행정실은 어디인지 확실하고

강의가 이루어지는 교실 파악까지는 끝났다.

그 주변에서 생물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생태 투어를 30여분 진행할 예정이다.

그 이상 3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걸어 다니는 일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드는 활동이고

30분이 넘어서면 집중력에는 한계가 나타나기 마련이라 딱 30분만 할 예정이다.

얼핏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다양한 식물군이 있는 것은 아닌듯하나 마구 버려진 상태는 아니고

가급적 자연 그대로를 살리고자한 노력이 돋보인다.

그리고 언제나 반가운 부추꽃도 보았다.

부추꽃을 처음 보았을때의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자태가 우아함과 고고함의 결정판이었다.


내가 있는 건물은 바로 산 아래인데

그 산을 올라가는 것은 일단 보류한다.

언젠가는 가볼 기회가 자연스럽게 올 것이지만

오늘은 그럴 여유가 있는 마음까지는 아니다.

아침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남편을 보고 나와서

마음이 더더욱 그렇다.

괜히 내가 양말 신고 슬리퍼 신는 늙은 아저씨들 구리다는 말을 해서 그렇다.

구려보이는것 보다 안아픈것이 백배 더 중요하다.

다시는 아무것도 내 의사를 보태지 않으련다.

집에 돌아갔을 때.

항상 나보다 두 배는 더 긍정적인 그 모습으로

돌아와 있으면 참 좋겠다.

딱히 할 일은 없으나 학교 내 자리 컴퓨터에서

처음 작성하는 브런치 글이다.

자판이 뻑뻑하고 이상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점심은 학식이다. 늘상 먹었던 급식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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