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영재성을 나타내는 영역이 있다.
내일은 10여년만에 영재 교육을 희망하는 학부모님 대상의 특강을 진행하는 날이다.
잠깐의 영재교육 불꽃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불꽇이 사그러져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시기인데도
관심을 가지고 특강을 들으러 오시는 학부모님들이 계시다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그 관심과 아까운 시간을 헛되게 할 수는 없어서
최선을 다해서 자료를 준비하고 있지만
결국 부모님들의 관심은 자녀들이 영재교육을 잘 받고
영재고나 과학고에 진학을 하거나 의대에 진학할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일 것이다.
그런데 그 부분은 누구나 족집게 답을 줄 수는 없는 부분이라
얼마나 학부모님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가는 그리 쉬운 부분은 아닐 것이다.
이런 쉽지 않은 강의를 왜 하려 하는가?
강의를 의뢰한 사람이 절친 후배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특강을 이렇게 구성해달라고 보낸 의뢰서이다.
제목 : 영재 진로 특강: 영재의 미래를 설계하다.
부제: 시도교육청 영재 전형, 영재고, 과학고 진학, 그리고 그 너머
1부 영재교육의 현재와 미래
한국 영재 교육 시스템의 구조와 변화
사교육과 공교육 사이에서의 영재교육의 위치
2부 교육청 영재원 입학 전형 분석
교육청 영재원과 대학부설 영재원의 특징과 차이
전형절차, 평가요소, 선발기준
최근 경향과 학부모들이 오해하는 부분들
자소서, 포트폴리오,면접 준비의 실제
3부 상급학교 진학 로드맵
과학고, 영재고 입시정보와 준비 포인트
:전형요소, 합격생 특징, 시기별 준비 전략
일반고 진학 후에도 가능한 경로
국내외 명문대 진학과 연결되는 로드맵
* 입시를 넘어선 진짜 실력 기르기의 중요성
4부 학부모의 역할과 자세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현명한 선택하기(부모의 불안 공감, 동시에 장기적 안목과 방향성 제시)
아이의 진로에 대한 열린 시각 갖기(실력보다 중요한 아이의 태도)
장기적인 성장 곡선 위에서 부모의 자리(긴 호흡으로 자녀를 성장시키는 부모의 마음가짐)
이 정도의 특강이면 거의 1박 2일 워크숍 수준의 정도로 창대한 목표인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할 수 없다.
구체적인 요점만 주지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도 어딘가?
이번 특강은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분들이니
졸거나 딴짓을 하거나 휴대폰만 보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다.
녹화나 녹음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되는데...
나의 초상권이나 강의에 대한 지적 재산권은 소중한 것인데 말이다.
PPT는 다 만들었으나 내일 아침 다시 한번 검토해봐야하고(웃음 포인트를 넣어야 한다.)
다양한 폰트가 깨질까봐 이제 모든 발표 자료는
PDF 형태로 제공하며
본격적인 강의업에 입문하니 레이저 포인터나
무선 PPT 리모컨을 하나 장만할까 한다.
내일 마침 용산 전자 상가에 가니 자연스럽게 볼 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학부모님 특강의 가장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고민하다가
<지속가능하고 덕업일치가 되는 교육과 생활> 이라고 적었다.
내가 하고 싶고 관심 있는 일을 잘하는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은 없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은 힘도 덜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일 그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학부모님들은 복받으신 분들이다.
영재교육을 제공할만큼의 역량이 되는 자녀분들을 두셨다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그런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그리고 영재의 영역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우리는 과학, 수학, 정보 등만 생각하는데 아니다.
모든 일상생활의 영역마다 각 부분에서 반짝이는 영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영재성이 크게 발현되지 않고
그냥 모르는채 지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주변의 관찰과 지도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부모님들이 선생님들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