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과 익숙함의 그 사이 어딘가

늘상 고민 중

by 태생적 오지라퍼

어제 점심까지의 비로 나에게 여름옷은 아듀를 고했다.

추위를 질색하고 싫어하는 내 체질을 반영한 것이지만

오늘 그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출근 준비는 끝났으나

집을 나서지 않고 노트북 앞에서 브런치글을 쓰면서 미미적대고 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용감하게 길을 나서

잠실 석촌호수 어느 벤치에서 글을 쓰고 있었을텐데 말이다.

아침 호수 러닝을 즐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노트북 배경화면은 얼마만에 바꾸는 것이 좋을까?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논점인데

오늘 아침 배경화면을 보고는 문득 내 마음대로 변화시점을 바꿀 수 있다면

(아마 지금도 선택이 가능한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내가 모르고 안한 것이지.)

얼마로 기간을 주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오늘 현재는 노랗게 잘 익은 벼가 자라는 것 같은

가을 드넓은 논 화면이다만

가끔 외국 멋진 곳을 보여줄때는 넋을 놓고 쳐다볼때도 있는 것을 보면

배경 사진의 수준은 분명 멋진 고퀄임에 틀림없는데

너무 자주 바뀌어서 이전 사진이 도통 기억에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그 사진이면 질릴 것도 같다.

새로운 것과 익숙함의 그 사이 어딘가에 분명 접점이 있을 것도 같은데

딱히 그 적정값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1주일? 1달?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른 값일테고 그 이유도 선택도 다르겠지만.

인생은 어찌보면 늘상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중인 날들의 연속선상이다.


같은 옷을 매일 반복해서 입지 않고(어제와 비슷한 오늘이 싫다.)

같은 음식 먹는 것을 엄청 싫어하며(아니 맛난 것이 얼마나 많은데.)

같은 장소보다는 새로운 장소 방문을

같은 사람보다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라하는

태생적인 오지라퍼에 호기심 만땅인 나도 이제는 늙어가나보다.

익숙한 것이 안정감이 그냥 그냥 아무일도 없는 하루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이전 같으면 너무 심심하다 했을 것이 틀림없는데 말이다.

이러다가 반찬도 똑같은 것으로 옷도 똑같은 것으로

관심거리도 없는 그런 삶으로 어느 순간 변화할지도 모른다.

그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 두께감이 느껴지는 옷을 입었는데

많이 무겁지는 않고(아직 반팔이신 분. 존경한다.)

이른 시간 집을 나서는데 주저주저하게 되고

(서늘한 바람이라는 예상 때문일 거다. 나에게 시원함이란 아주 짧은 기간에만 존재한다.)

목에는 머플러를 저절로 동여매게 되고

(아직도 에어컨을 트는 곳이 무섭기만하다.)

미니 호떡에 유부초밥에 귤까지 가득 챙겨서

집을 나서기 직전이다.

이번주는 5주차 강의가 시작되고

수요일이 지나면 나에게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그때까지 버티는 것이 내 당면 목표이고

그 일의 정점에는 수요일 천체 관측이 있다.

다행히 이번 주 수요일 날씨는 괜찮다는 예보인데

그냥 날씨와 관측 날씨는 또 다르다.

구름의 양이 좌우하니 말이다.

익숙함이 편한것임에는 틀림없지만

오늘 하루는 누구에게나 일생에 단 한번 새로운 날이다.

2025년 9월 29일 월요일이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파이팅이다.

원래 지치고 힘들때는 이렇게 억지로라도

파이팅을 소리내 보는 것이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된다.


(걱정했던것 보다는 덜 서늘하다. 괜.찮.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