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면접을 볼 상인가?

면접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

by 이일일

[스타트업 사람 살림살이]




보통 인원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 같은 경우에는

면접을 대표님들께서 많이들 보십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그것이 틀렸다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10명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오퍼레이션을 전담하여

면접, 채용, 인사, 총무 등 각종 HR과 관련된 부분을 담당해 줄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입니다.


하지만 대표님들께서 면접을 보고 채용을 확정 짓고

신규 입사자가 일을 시작한 지 채 얼마가 되지도 않아서 황당한 결과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저 친구, 대표님이 뽑으셨어요?"


대표가 난감해지는 순간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내가 뽑았는데 내 손으로 내보내는 것도 참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동시에, 아니 왜 면접 때는 "우리 정말 좋았잖아요."

우리 눈빛만 봐도 너무 좋았잖아요. 저한테 왜 이래요. 정말.


신입직원의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눈빛과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는 고통을 더해줍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얼마 전 만나 뵙게 된 한 스타트업의 대표님께서도 고충을 털어놓으셨습니다.


"왜 제가 뽑은 사람은 하나같이 이 모양일까요? ㅠㅠ"
"저는 정말 사람을 볼 줄 모르나 봐요. ㅠㅠ"


정말 죄송합니다만,

네, 맞습니다. 대표님

대표님은 면접을 볼 상이 아니세요.


"아니 그럼 면접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말씀이세요?"


그럼요,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면접"이라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

아니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면접"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정말 제대로 된 "인재"를 뽑는 것을 하고 싶다면

그것에 적합한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면접은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내 팀의 팀원을 뽑는데 내가 당연히 면접을 봐야지!"


네, 맞습니다.

하지만 면접 과정에 참여하시는 것이지,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을 오롯이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정말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요.


"사람"을 빠르게 볼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1. 차갑지만 상황과 상관없이 "사람" 만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
2. 의심이 많고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
3. 기본적으로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사람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인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5. 상황에 맞는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
6. 상대방에 맞춤 대화가 가능한 사람
7. 머릿속에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의 카테고리화가 되어 있는 사람
8. 상대방이 마음을 빠르게 오픈하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
9.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
10. "사람"과 관련된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위의 특징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에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런 요소들의 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람"에 대해 조금은 더 잘 볼 수 있는 요건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게 좋은" 사람은 절대 "사람"에 대해 기민하고 냉정하게 바라볼 수 없습니다.

흔히들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의 "좋은 면"을 어떻게든 찾게 됩니다.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성향이 다른 것일 뿐, 이는 Sales에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한 명 뽑고 나가는 것이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는 스타트업에서는 더더욱

면접의 과정, 채용의 과정 중에 "사람"에 대한 판단을 기민하게 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가 틀릴 경우 겪게 되는 손해가 크기에 누가 HR을 담당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의 대표님들은 Sales를 담당하고 계시고,

많은 네트워킹을 통하여 사람들을 만나고 회사의 브랜딩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에 대해서 기민하게 보기보다는 좋은 면들을 발견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요.


내부에서 냉철하게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채용 후에도 정말 신규 입사자가 하는 몇 마디 말과 행동으로 괜찮은 사람인지,

우리 회사에 로열티가 생길 수 있을 만한 사람인지, 우리가 키울 수 있을 만한 사람인지,

악의 축이 될 사람은 아닌지, 등등 빠르게 보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담당자가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은 특히 어느 정도 성장하기까지는 "동료 모으기" 싸움과도 같습니다.

내 옆에 어떤 동료들이 함께 하느냐에 따라 실제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고, 한 자리가 빈다고 해서 크게 티가 나지 않는 규모의 회사는

그렇기에 대규모 채용 시스템도 존재하고, 인적성 검사, 서류 심사, 몇 차례에 걸친 면접 등

오히려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로 우선 "사람"을 평가하여 뽑는 것입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해당 직무나 업무 영역에서 부족하다면 도태되기 마련이고,

그럼 또 공채 시스템을 통한 신입이나 상시 채용으로 채워지는 경력직 인원으로 대체가 되겠지요.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인재를 뽑는 데에 어찌 보면 더 진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들어가는 감정적인 비용과 시간적인 부분도 어쩌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사실 회사의 통장잔고를 보는 대표님이 채용을 한다는 사실도 어불성설일 수도 있습니다.

싸고 좋은 인재, 원하지 않는 스타트업은 없습니다.

통장 잔고 보면서 돈 아낄 생각 하지 않는 스타트업도 없습니다.


누군가는 과감하게 선택과 집중하여 "사람"을 뽑고, 빠르게 교체하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초기의 스타트업에게는 현실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10년 동안 다른 업무나 직무를 수행하면서도 채용을 도맡았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기에

당연히 부족할 수 있고,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견기업에서도 채용을 담당하여 공채 시스템을 돌려보면서 느꼈던 것도 있고,

스타트업에서 말단 직원에서 COO까지 다양한 직무를 맡아 수행하면서

채용을 하는 과정 속에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좀 더 과감하게 이야기하면 회사는 "사람" 장사가 맞습니다.

"동료 모으기"가 맞습니다. 내가 못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돈을 써서 사람을 뽑습니다.


점점 더 HR에 대한 시스템이나 이론들은 고도화되어 왔겠지만,

제 느낌에 정작 사람에 대한 연구나, 이해는 더 떨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AI가 많은 부분을 대체한다고 이렇게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예전부터 중요했던 "사람"에 대한 부분이 더 각광을 받는 것도 한편으로는 서글펐습니다.


대표님들이 계시다면 채용담당자의 성향 등을 한 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고,

채용을 담당하고 계시다면 내가 "면접"을 볼 상인지 한 번 점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빠른 해결을 가져옵니다.


모든 분들의 행복한 회사생활을 응원하고, 모든 회사의 성공적인 "동료 모으기"를 응원합니다!



* 정서적 지능 출처

https://experience.dropbox.com/ko-kr/resources/emotional-intelligence#:~:text=%EA%B0%84%EB%8B%A8%ED%9E%88%20%EB%A7%90%ED%95%98%EB%A9%B4%20%EC%A0%95%EC%84%9C%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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