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은 신입일 뿐
"이사님 왜 저만 미워하세요?"
"이사님 왜 쟤만 이뻐하세요?"
"이사님 저한테도 좀 잘해주세요."
도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나보다 연차가 많은 시니어가 처음 회사에 들어오는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신입은 나에게 똑같았다.
댁들이나 나나 똑같이 일하고 돈 버는 근로자인 입장에서 크게 다를 것이 있으랴. 없다.
면접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고 나와 2-3시간 면접을 보고 들어온 신입 친구들은 나와 붙어서 일을 하는 직무가 아니더라도 나와 아이스브레이킹은 이미 끝난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내 방식이기도 했고.
그래도 내가 하는 말투와 이야기들은 상대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상대방이 다르지 않은가.
나에게는 똑같은 신입은 신입일 뿐 다를 건 없었다.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이사님 저 싫어하시잖아요. 사람들도 절 싫어하는 것 같아요."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 중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없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생각해 봤을 때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은 드물다고 보면 된다.
마음을 편하게 먹기 위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왜 미움받는다고 생각할까?
내가 내린 결론은 본인 스스로의 불안함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본인이 스스로 생각해 봐도 미움받을 만한 짓을 했나 보지.
본인이 스스로를 생각하면서 "내가 미움받을 만한 일처리를 지금도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불안함을 늘 가지고 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지 않을까?
사람들은 별 생각이 없지만 본인이 만들어놓은 감옥 속에 이미 스스로 징역을 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나에게 본인이 미움을 받지 않냐고 물어본 사람에게 다른 사람들은 큰 관심이 없었다.
달리 말하면 사람들은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만한 시간이 없다.
본인이 처한 문제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핸드폰 번호는 모른다.
자존감과 관련된 문제일까? 그것보다는 자신감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적어도 신입에겐.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신입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당당하고 공격적이다.
질문이 많고, 틀린 경우에도 기를 쓰고 본인이 생각한 바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게 "일을 잘하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사랑받는 신입의 비결인가?, 난 잘 못하는데..
아마 본인이 미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좌절로 배를 채우고 있는 신입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리라.
"나와 다른 너는 모두에게 이쁨을 받고 있어. 난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난 너처럼 자신감 넘치게 이야기도 잘 못하고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잘 설명하지 못하니까."
"그래서 난 미움받는 거야. 분명 다들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분명해."
괜찮다. 누군가 정말 당신이 신입인데, 미워하거나 혹은 또 이상하리 만큼 예뻐한다면
내 생각에는 두 경우 모두 문제가 좀 있다. 신입은 신입일 뿐이다.
그렇게 인정하고 바라보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신입 본인도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방법이다.
실수해도 그럴 수 있고, 신입이니까.
잘해도 큰 변화는 없다, 신입이니까.
좌절도, 자만도 필요 없다. 꾸준히 '그냥' 하면 된다. 원래 이게 제일 어렵다.
일희일비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일을 실제로 잘하고 못하고에 따라서 지친다기보다는
본인의 감정 때문에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가끔 안타까워 다그치기도 한다.
"그런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아, 그냥 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모두가 비슷한 상사들은 아니지만 사회가 정상적이길 바라며,
신입은 신입다움이 있으면 된다. 신입답지 않다고 해서 경력직 급여로 올려주지 않는다.
적당히 긴장도 하자, 억지로 없애려고 한다고 해서 긴장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실수할 수 있다, 대신 빠르게 고치고 가르쳐주는 대로 하면 된다.
예쁨 받으려고 한다기보다는 본인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더 중요하다.
매일 한 가지씩은 배우자.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곧 내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다.
자기 객관화를 습관처럼 하자. 원래 남이 하면 좀 그렇지만 내가 하면 또 들어줄 만도 하다.
정해진대로만, 기본만 지키자. 더 잘할 필요도 없고 딱 그만큼만.
부담은 어느 정도 가지자. 부담이 너무 없다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은가.
꾸준히 회고와 리뷰를 생활화해보자. 안 보이던 것이 보일 것이다.
칭찬과 채찍 둘 다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만 있으면 어떤 형태로든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다.
혹, 비정상 같은 상사를 만났다면 완전 다른 문제이니 여기에 적용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
그로 인한 괴롭힘은 적극적인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통한 해결이나
아주 영리한 다른 방법들이 필요하다.
당신은 미움받고 있지도 않고, 예쁨 받고 있지도 않다.
그냥 우린 열심히 내가 하는 일에 부끄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신입이다.
그것만으로도 우린 가치 있고 존재해 마땅하다. 그러니 좌절하지 말자.
쉽게 들뜨지 말고, 쉽게 슬퍼하지 말자. 냉정하지만 그런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단단해지면 단단해질수록 나의 회복탄력성도 올라가게 되고 성장속도 또한 빨라진다.
마음이 급하다면 잠시 멈춰 숨부터 쉬자. 주변을 돌아보기보다는 나를 쳐다보자.
당신이 걸어가는 길에 당신 스스로의 칭찬과 채찍만으로도 충분한 결과가 있을 것이니
의심하지 말고 힘차게 한 번 걸어가 보자.
나를 미워하고 예뻐할 수 있는 것은 '나'뿐이다.
* 감사하게도 제 글을 게시하기를 원하셔서,
업로드된 글 링크도 첨부합니다.
https://inthiswork.com/community?mod=document&uid=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