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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시작

이제까지 없었고 지나고 보면 그리울 잔소리

by 이일일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경험, 노하우를 활용하여 짧은 이야기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건방지게 누가 누구에게 잔소리를 할 수 있겠냐만 요즘 회사에 잔소리를 해주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를 붙잡고 듣기 싫어하는 잔소리를 할 바보는 요즘 없다.

조금 과장 보태서 잔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매주 밥을 사도 된다.

물론 그 이야기들이 도움이 된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이제부터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경험해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들이다.

이미 세상에 여러 이야기들이 나와있고,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는 것이다, 이래야 미움받지 않는다, 등등

좋은 이야기들이 많지만 숟가락을 하나 더 얹어보고자 한다. 위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잔소리들에.


한국에 약 50명, 베트남에 약 150명의 직원을 운영할 때도 늘 느꼈지만, 회사에는 잔소리꾼이 필요하다.

그냥 소문을 입에서 입으로 전달하는 소리꾼이자, 스피커 말고 진정한 잔소리꾼은 필수다.

조직에서 문화를 만들고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서 배포해도 누군가 옆에서 시도 때도 없이 잔소리를 하고 진정으로 이 사람들을 위해 진심을 다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잔소리를 옆에서 해주는 것도 어마어마한 노력과 힘,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은 포기하고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 한 번 한 후 사라지게 된다. 능력이 있어도.

내가 잘하는 것과 남을 잘 가르치고 알려주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

내가 공부 잘한다고 해서 내가 가르치는 모든 학생들이 다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절대로.


그렇게 많게는 수십 명에게 소위 말해 밥상머리교육이라는 것을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해온 사람으로서

회사 내에서 주니어, 혹은 이제 막 리더의 자리에 오르려는 분들 모두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들이 있었다.

일과 관련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사람 간의 관계에 관련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회사는 하나의 사회이고, 우리가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에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스트레스가 발생할수록 인생의 행복지수가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갈피를 못 잡게 된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회사 자체 내에서도 회사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나 회사 양쪽 모두 스스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Culture Fit'이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 것 같은데,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지만

조금 더 본질적인 내면으로 들어가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본래 어떤 것을 진정으로 마주하고 배우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아프다.

여기에는 인정도 필요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

각자의 인생이 너무나도 중요하고 남의 것에 관심을 두지 않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나를 위해 진심으로 쓴소리와 객관적인 시각을 더해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


원하지 않으실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주변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자기 객관화가 '객관적으로' 본인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신 분들이다.

기꺼이 내가 아는 것들을 내어드릴 준비가 되어 있다.


어떤 것들을 이야기해야 와닿을 수 있고 성장하며 변화를 가져갈 수 있을까 오랜 시간 고민해 보았다.

결론은 특별한 이야기의 순서나 커리큘럼처럼 짜인 것은 없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들인데 교과서에서도 가르쳐주지 않고 겪어본 사람들도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쳐주는 것에 "이런 것까지 가르쳐줘야 해?"라는 신물이 났기에 어디에도 없어서 이야기하는 것뿐이다.

잘나서도, 잘해와서도 아니다.


한 영역의 전문가는 그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실수를 모두 해본 사람을 말한다고 하더라.

못지않게 실수해 봤고, 다치고 찢어지고 깨지고 상처 입으면서 배운 것들을 그저 커피 한 잔 하면서,

수다 떨면서 이야기해주는 수준이 될 것 같다.

전부는 될 수 없겠지만, 듣고 변화를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의 시작 정도는 되기를 스스로 바란다.


우리들의 비밀이 될 잔소리 노트를 한 장씩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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