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을 떠올리면 답이 있을수도 …
갑상선암수술이후에 달라진 컨디션으로 몸이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살다 가는 것은 너무 아쉬운일이 아닌가?
"그래,이제 부터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야겠어!"라고 마음을 먹었다.
지금껏 생계와 양육으로 인해 나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고 핑계를 대본다.
그렇다고 크게 성공한것도 없다. 그냥 먹고만 살았다.
"그래, 여유가 아니라 내가 나를 너무 생각안했구나..."
그럼 이제 부터 뭘해야 하나…..
"너는 뭘하는걸 좋아하니?" 딱히 떠오르는 대답이 없다.
왠지 서글퍼진다.
온종일 생각해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떠오르질 않는데 문득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중학교때 친구가 미술로 예고에 간다며 그림을 그렸는데 그 그림을 보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나도 이렇게 그릴수 있겠는데?" 생각이 들었다.
난 사실, 그림을 그려서 학교를 갈수 있다는 사실에도 놀랐었다.
그날 저녁, 어머니께 "엄마! 미술학원을 다니며 예고를 가면 어떨까? "라고 물었었고
어머니는 먼거리의 학교를 어떻게 다닐 생각이냐고 물어보셨고 난 더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우리집은 삼남매를 키우며 할머니까지 모시고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포기했던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그일이 왜 생각이 났을까?
내 마음속에 아쉬움이 남아 있던걸까?
내가 정말하고 싶었던 일이였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집앞 미술학원으로 용기내어 가서 등록을 했다.
평소 아이들을 보내야겠다고 눈여겨본 곳을 내가 다닐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학교다닐때 못다녀봤던 미술학원을 나이 오십을 바라고 보며 다닌다니...
나는 설레임과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첫 시간부터 너무 의욕이 넘친 나머지 여러 가지 색과 다양한 기법 등을 캔버스에 마구 쏟아부었다.
지금생각해보면 너무 부끄러운 그림이지만 캔버스에 모든걸 담아 내고 싶었다.
선생님께서 “ 아니, 지금까지 어떻게 사셨데요?" 라고 물어보셨다.
나는 머쓱하게 웃었지만 "정말.... 난 어떻게 이걸 참고 산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웃음이 나오고 가슴이 뜨거워지고 소녀처럼 설렜다.
학원을 가는 날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고 매일 집에서 그림을 그렸다.
유화는 냄새가 나기에 집에서 그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안방 화장실의 작은 공간에서 그림을 그렸다.
아주 가끔은 그공간이 초라해보였지만 나에게는 너무 환상적인 곳이였고 행복했던 최고의 화장실이였다.
한동안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의 떠오르는 장면과 감정들을 쏟아내듯 그렸던것 같다.
잊고 있었던 아주 어릴 적 속상했던 장면들도 그림으로 표현했고 그런 내 자신이 슬프기도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들을 표현하고 그림을 그릴수록 점점 치유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내안에 상처를 치유하고 현재의 삶을 그려내고 내가 꿈꾸는 삶을 그릴수도 있는
상상하는 그 무엇도 다 표현 될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나는 나의 내면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 볼수 있었고 나자신과 마주보고 대화할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놀라운 경험이였다.
나는 미술을 결코 늦게 시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지난 직업들도 왠지 미술을 그리기 위한 일이였을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릴적 모델일을 하며 인체의 움직임과 다양한 표정을 보게 되었고
메이크업아티스트로 살며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살펴볼수 있었다.
미술과 무관하다고 볼수있지만 관찰을 하고 경험을 하는 것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였던것 같다.
내가 진정 원하는걸 찿기 위해서는 어린시절로 돌아가서 아쉬웠던 순간이 있었는지 기억을 되짚어 보고
상처 있었던 모습과도 직접 마주 하며 계속 나자신과의 대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넌 뭘 할때가 좋니?" "너는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니?" "네안의 모습중에 가장 좋하는 모습이 뭐니?"
나는 그림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했었다.
"이제부터라도 마음껏 그려보고 써보고 즐겨보자...... 힘내~" 라고 말하며 나에게 격려와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