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어 키건 -
미시즈 윌슨 부인의 친절은 펄롱의 인생을 바꾸었고, 펄롱의 어머니 인생도 바꿀 수 있게 해 주었다.
소설 속 주인공인 펄롱이 사소할 수 있지만 뒷일을 생각하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을 감행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어쩌면 소설이 흥미를 끌려면 그 힘든 일이 전개되어야 재미를 더해 책이 잘 팔렸을 텐데 저자는 우리에게 숙제를 주면서 마무리짓는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어려운 일은 사소한 일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로 진행될 때가 있다. 한 번만 돌아보았으면 막을 수 있는 일이 걷잡을 수없는 사건으로 진행되어 생명도 잃을 수 있다.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은 나로서는 그 어떤 일도 사소한 일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옮긴 이 홍 한별 씨는 이 책을 두 번 읽기를 권했다. 그래서 두 번 읽었다. 역시 왜 두 번 읽으라고 권했는지를 읽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소설은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흐르는 것도 아니고, 사건 사고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펄롱의 일상이 전개될 뿐이다. 펄롱은 도저히 넘길 수 없는 사과를 입에 물고 왜 꿀꺽 넘길 수 없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저자는 아일랜드에서 두 세기 간 벌어진 일을 다섯 딸을 둔 아버지를 통해 바라보며 본질적인 질문을 갖게 한다. 본인의 삶이 시작된 시점을 짚어보게 하고 살아온 과정 속에서 한 사람의 사랑이 어떻게 다른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절감한다. 그래서 눈 감고 건너갈 수 있는 시점에서 손을 내밀어 소녀의 손을 잡는다. 결국 자신의 어머니의 손을 잡은 것이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하는 저자의 깊은 뜻을 한 번 읽고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적어도 두 번을 읽기를 권한 것처럼 나도 두 번을 읽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인문학이 왜 필요한지를 이 책은 알게 한다. 시시할 정도로 매일을 평범하게 살면서도 우리가 지향해야 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니까. '이처럼 사소한 것들' 속에는 우리의 모든 것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