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탱고]를 읽고

- 크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

by 작은손

2025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1985년 작품이다. 읽는데 무척 힘들었다. 처음에는 술 취한 사람이 말하는 듯 주저리주저리 읊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만연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나니 작품이 주는 여운이 컸다. 짜임새가 있도록 계획된 구성이었고 그래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본 듯하다.


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회주의의 공동체가 몰락해 갈 때 사람들은 절망을 느끼면서도 희망을 부여잡고 싶어 한다. 자신들을 이끌어 준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존재를 향한 불신, 희망을 걸고 자신들이 살았던 곳을 떠나면서 느끼는 불안감 등이 잘 나타난다.


지난해 내가 겪은 일을 통해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를 겪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이해하기 쉬웠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병을 낫게 할 수 있겠다는 욕심은 무모한 투자를 결심하게 했고, 주위의 염려에 아랑곳하지 않고 밀고 나갔기에 결과는 참담했다. 유혹이 아주 그럴듯하게 계획된 것이었음을 큰 것을 잃고 나서야 보이는지.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아픈 일은 작은 여자 아이가 가족과 어른들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스스로를 버린다는 것이다. 아이의 분노는 자기보다 약한 길고양이를 헤치고 결국 본인도 죽여버린다. 그러면서 천사가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쥐약을 먹는다. 어렵고 힘든 곳에서는 가장 사랑받아야 한 존재가 가장 소외된다. 왜냐하면 힘이 없기 때문이다.


소설은 작품 속 인물 중 의사가 써 나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강박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집착하는 알코올 중독자의 기록인 것이다. 그는 희망을 기록하기보다는 몰락을 기록해 나간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의 군상들을 들여다보며 우리를 성찰하고, 고통을 인내하며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것이 아닐까.


스웨덴 한림원은 "종말론적 두려움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강렬하고 선구적인 전작" 임을 노벨 수상 이유로 꼽았다. 나는 이러한 작품을 읽으면서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예술의 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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