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 사랑을 다시 받기 위한 올드비누들의 심사숙고의 현장!
시퍼런 기운을 풍기며 아빠비누가 말했습니다.
내가 우리나라 무궁화의 자존심을 걸고 결단을 내릴 때가왔다.
이제 더이상 비누같지 않은 가루들에게 우리 영역을 침범 당할수는 없다.
우리가 집주인 마음에 들기위해 수십년을 그렇게 애썼건만......흑
그때 항상 알뜰한 엄마비누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보 눈물 흘리시면 몸 상해요..
알뜰한 엄마비누는 조심스레 타올로 아빠비누의 눈물을 찍어 냈습니다.
그때 언제나 마사지를 하며 고상한 살구 냄새를 풍기는 고모비누가 말했습니다.
가루뿐만이 아니예요. 액체들도 있어요.
생긴것도 변변찮은것들이 이젠 더 날뛰는데.. 세상이 변했어요..
우리도 있는거나 지켜야지 새로운건 위험해요.
그러자 강한 반감과 함께 오이냄새를 풍기며 녹색 아들비누가 일어났습니다.
변화는 필요해요.
제가 지난 수십년간 비누향이 아니라 오이냄새로 불리며 얼마나 마음이 문드러졌는지..
제가 짓무른건 물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냄새난다는 말에서 받은 상처때문이예요.
그때 옆에 있던 별모양 수제비누가 조심히 말했습니다.
자기 냄새는 싱그러운 냄새야.
또! 또 냄새!!
난 오이 비누향 이라고!
뛰쳐나가는 녹색 비누를 보고 별모양 수제는 어쩔줄 몰라하더니 옆으로 걸어서 쫓아갔습니다.
쯧쯧쯧쯧
역사에 자부심을 가져야하건만...
인삼향을 풍기는 할아버지비누가 등장하였습니다.
뭣이 중한디.
비누면 씻기면 되는거지
자고로 비누는 능력.
다 싹 지워버리는 능력이여.
저렇게 심지가 약해서야 원 오이 쪼가리만도 못한놈.
할아버지 비누는 이내 옆에 손녀비누에게 말을걸었습니다.
우리 우유빛깔 공주님 잘있었누? 누가 안닦이는 놈은 없었고?
우유빛깔 나는 손녀가 말했습니다.
아직까진 다 씻겨내고 있어요. 아직 어린애들인걸요 그나저나 아버지 걱정이 크셔서 마음이 안좋네요.
알뜰한 엄마 비누에게 위로를 받던 아빠 비누는 결심한듯 말했습니다.
이 한몸 더욱 격렬히 굴려서 집주인을 만족시키겠어.
우리가 살길은 그방법밖에는 없어
그 순간,
딸칵
문이 열리고 집주인이 한손에 속옷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아빠 비누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집주인 손에 잡히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사람손에 들려진 아빠 비누는 격렬히 회오리 거품을 일으키며 빨래에 비누칠을 했습니다.
시원한 물에 헹구어진 빨래는 하얀 빛에 빛났고 집주인은 팡팡 물을 털더니 기분좋게 나갔습니다.
창백해진 아빠 비누가 돌아오자 알뜰한 엄마 비누는 조심스레 흰거품을 걷어내 주었습니다.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그날 모처럼 비누가는 편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다시
집주인이 들어와
노래를 흥얼거리며
세탁기에 속옷과 다른 빨래를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액체 비누를 넣고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 장 면을 목격한 비누가는 충격을 느끼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때가 다가 왔다는 것을,
서로 한 그물망에 섞여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서로에게 인사할 시간은 있을까...
이윽고
한몸으로 엉켜 뜨거운 포옹을 하였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은은한 불빛에 미소짓는 사람들...
비누가족 중 누군가 나즉히 말했습니다..
여기는 어디일까..
.....
아마 천국이 아닐까
....
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이 양초이름은 뭐예요? 크리스마스양초?
글쎄 ,
아마도.. 비누가족 양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