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이가 죽었다.

by 동화 점









한 눈에도 가기 싫은 발걸음이다.

걸음걸이만 보면 지팽이 잡은 노인걸음 인데.....얼굴은 중년이다.

그런 사람들이 지는 해 보다도 더 느리게 한둘씩 모였다.

누군가 입을 뗐다




해석이가 몇 이지..


...70이 안되었지


좀더 살아도 되었어..





혼자였지?


잠깐 살던 사람이 있었는데 일찍 갔지.


거기도 누구 없고?


없어. 없으니까 살았지..


추수할적 마다 제일 먼저 왔는디


봄에도 일등으로 부지런이야했지.


부지런하고 싶어 부지런했나. 남에집이 해줘야 내 것을 돌볼수 있으니 그랬지


그래도 빠지지 않고 했지


그러긴 했지.


고향이 어디지?


이북 어디래지?


혼자 온거지?


왜? 누가 있음 땅 내놓으랠까봐?


아니 이사람이 . 나를 뭘로 보고


엊그제 돈 받은거 아직 그대로여.


죽었다 살아나도 나는 양심에 꺼릴것이 없어.


..혼자여.. 혼자였어......


여 올때도 혼자 갈때도 혼자.







안도의 마음을 숨기며 잠시 숨을 고른다.






에.......





다시 한참을 생각을 뒤져봐도 죽은이에게 생색 낼 것이 없다.

하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






거 요새 눈에 띄는 사람이 있던데


아마 땅을 구한다지


여기저기 다니는거 같드만


땅을 갈아본것 같더라고


야무져 보여


이번에 나는 양보 못혀.


어리다고 양보혀 장가 못가서 양보혀

자식없다고 양보혀 양보를 세번이나 했소


어허


우리가 그런거 모른척 할거 같은가


그때는 그 사정이 맞았지.


이번은......


그려 이번에는 거 차례여





어색한 침묵속에 셈을 바쁘게 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다.





그기 알아봐 땅 구하고 다닌다는.


주인장은 지나번과 똑같이 정혀


생판 남에 땅에 정붙이기가 쉬워?



초장에 꺾어 놓으면 야밤도주 할라


뿌리를 내리고 살거라고 붕 떠 있는 그기 기분은 맞춰 줘야지


그래야 흥이 나서 품앗이도 할거고


말이 좋아 품앗이지 혼자 타향서 살려면 별수 있나. 눈칫껏 돕는거밖에


치사스러워도 비위를 맞춰줘야 우리도 받아주는거지


그래서 고향고향 하는거지


그럼 세 받는건 저집이 하는걸로 하고 나누는날은 따로 잡고...


언제 어디로 갈지 모르니 두고봐보자고


근디 그 땅이 원래 누구꺼였지?


아 있잖아


목맨


그 왜정때 앞 잽이 한 그 모 씨 있잖여


사람들이 목에 줄 매서 동네 끌고 다니다 엎어져서 머리 깨진양반



아들이 하나 있었지


어느 날 부터 안보이대



멀쩡한 땅 놀리는니 필요한 사람 빌려주고 소개비 받는거 죄는 아니여.


팔지도 않여 우리는


소개비정도는 인정해줘여지


양심은 있어


안팔잖어? 올때까지 맡아두는거지


아들이 올까?


와서 뭐할건데 지애비 왜정 앞잡이 한거 다시 한번 알려줘야 하나?


세상이 변했으니 혹시나 하는거지


그러니까 입단속들 잘해


땅 보러 다니다 지칠때 한마디씩 거들고..






침묵 속 누군가 한마디 던진다.






이번엔.... 앞전들과 다르게 좀 오래 살았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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