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모해?”
학교에서 강의가 끝난 율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대부분 나랑 전화를 하며 간다.
나는
“응~ 저녁에 먹으려고 고기 재우고 있어”
“아! 나도 재울래? 자장 자장 자장! 히힝~”
어렸을 때부터
율이는 내가 고기를 재운다면 그렇게 자장가를 불러 대곤 했다.
통화를 하며 집에 도착한 율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있었던 이야기를 한참 더 하다가
갑자기..
엄마!
나~
너무~
추워!
이런다.
난
놀라고 걱정이 되어..
더운
나라에서..
왜?
추워~
아마도..
시험공부에
인턴준비 하느라
너무 무리한다 싶더니
감기라도 걸린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지난번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밤 새 열나고 아팠다고
이틀이 지나고서야 힘없이 전화를 했었다.
혼자서
약도 못 먹고 챙겨주는 사람 없이..
덩그러니 혼자 방에 누워
아팠을 걸 상상하면 안쓰럽고 걱정이 먼저다.
“율아!”.
“핫팩 남았어?”
“아니~
지난번 생리 때 배 아파서 다 썼어”
율이는 배가 아프면
따뜻한 걸 배 위에 올리고 있어야 좀 가라앉는다.
무게 때문에
몇 개 가져가지도 못했는데
더운 나라에서 팔지도 않은 핫팩을 살 수도 없고..
난
급한 마음에..
“율아! 일단 수건을 물에 적셔~
그리고 비닐봉지에 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핫팩을 만들자”
“추우니까 따뜻하게 핫팩을 안고 있으면 좀 나아질 거야!
아~ 그리고 뜨거운 차도 마시자”
몸이 따뜻해지면
추위를 덜 느낄 거라고 말을 해 주면서 난 걱정만 한 가득이다.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나라에서..
엄마에겐 아직도 한없이 어린 율이가
아프다면 난 가지도 못하고 마음으로만 비행기를 열두 번도 더 탄다.
그렇게
한참을
조용히 듣고 있던 율이는
전화기 너머로..
작게~
말한다.
아주~
작~게..
엄마!
나~
그냥~
에어컨 온도를..
조금~
올리면 될 것 같아~
…….
(에필로그)
1. 율이는..
“아니이~
학교 끝나고 걸어오면 너무 덥단 말이야!
그니까~
에어컨을 켰는데, 너무 추워진 거지~이~"
난
엄마가
잔소리할 때마다
딴
나라에 있는데
꼭~
옆방에 있는 것 같아!
2. 윤(오빠)이는..
저녁을 먹으며..
“윤아!
아까 전에 율이가 춥다고 해서 난 아픈 줄 알고 놀라서..”
하며 가슴 쓸어내린 이야기를 했다.
어릴 땐 다정했던..
윤이는~
대학생인 지금
아주 시크하게 자라는 중인데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잘 못했네~
율이가 춥다고 했지? 아프다고 한 게 아니잖아?”
하며 툭 던진다.
윤이는
그냥 들어주면 좋은데
누구의 잘잘못에 꼭 판결을 내리려 한다.
판검사도 아닌 것이..
밥을 먹던 윤이는
나의 뜨거운 레이저를 느꼈는지
이미 늦었는데 애써 내 편을 들려고 한다.
엄마!
'세 살 모자람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잖아?
"걔!
안 바뀌어!
엄마가 이해해~”이런다.
넌!
지금 그걸 위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