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뉴스에서 생각보다 자주 보이는 내용입니다.
여러분은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부분 '싸이코패스', '정신병자', '사회 부적응자'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저 역시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이해가 잘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공부하면서 어쩌면 저 사람들은
'사랑받지 못해 분노한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시절 가정에서 방임되거나, 조건부적인 사랑을 받았거나
아니면 어른아이로 자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 욕구를 받아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다보니 감정을 계속해서 쌓이고
표출되지 못한 감정, 분노는 심각해지겠죠.
자신의 감정을 표출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왜곡된 형태의 분노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해보인다는
비교감 때문에 더욱 불행해질 수 있겠죠.
가정에서 제대로 된 소통 경험이 없다면
학교, 사회에서도 제대로 된 관계를
쌓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 관계도 적어지고
고립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고립은 우울, 분노감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한 남성이 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어머니가 봉사하는 유치원 아동들에게
총기난사로 표출했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주지 않는 사랑을 아동들에게는 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분노했다고 합니다.
정상적인 양육을 받지 못한 분노가
왜곡된 공격성으로 표출된 사례입니다.
그런데 유독 최근 몇년간 묻지마 범죄가
증가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지 않나요?
과거에도 양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가정이 많았을텐데
왜 최근에 범죄가 증가했다고 느끼는 걸까요?
아마 미디어의 발달로 인한 결과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참을 인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우리나라는 참는 것이 미덕인 문화입니다.
과거에는 특히 더 심했죠.
내재된 분노를 계속해서 참고 참으며
외부로 표출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자해, 자살'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미디어가 발달하며
'묻지마 범죄'가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분노를 내재하고 자해하고 있던 사람들은 뉴스를 보며
'나도 억울하게 혼자 당할 수는 없어'라는
생각을 하며 간접학습을 하게 되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미디어에 노출된 범죄들도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개선될 여지가 있는 걸까요?
가정에서 받지 못한 사랑, 수용이기 때문에
다시는 바꿀 수 없는걸까요?
김주환 교수의 '회복탄력성'이라는 책에서
하와이 카우아이 섬 연구가 나옵니다.
열악한 환경의 섬에서 698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데
연구자들은 인간이 어떻게 사회 부적응자가 되고
불행해지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합니다.
698명 중에서도 특히 환경이 좋지 않고
부모의 성격, 정신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201명의 고위험군을 분류한 후
어떻게 부적응자로 성장하는지 관찰하게 됩니다.
하지만 약 15년이 흐른 후 연구자들은
의외의 결과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고위험군 201명 중 3분의 1 정도의 학생들이
건강한 정서를 가지고 살아간 것입니다.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내면 불행하고 부적응적인
인생을 살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는 완전 반대의 결과죠.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겁니다.
불행한 과거를 가졌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누군가는 부적응자로 살아가고
누군가는 적응적인 삶을 사는 걸까요?
카우아이 섬의 연구자들은 큰 차이를 불러일으킨 이유를
'수용해줄 수 있는 단 한 명'이라고 말했습니다.
건강하게 성장한 아동들에게는
부모가 아닌 교사나 주변 어른 등
자신을 수용해주고 이해해주는 단 한명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수용해주는 한 명으로 인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죠.
사람들이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대부분 가정에서의 문제가 시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문제를 겪었어도
사회를 살아가면서
자신을 인정해주고 수용해주는
한명의 중요한 사람을 만난다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입니다.
묻지마 범죄를 일으킨 사람들은
아마 평생 동안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난 경험이
없을 것입니다.
물론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잘못한 것이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처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처벌 이후 범죄자의 심리를 치료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범죄 사실만 본다면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싸이코패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극악무도하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사랑 받지 못하고, 인정 받지 못하며 살아간
불쌍한 사람 한명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 주변에
무언가 애정을 갈구하는 사람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 인정해주는 말 한마디
던져주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말 한마디로
한 사람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