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기대치 앞에서...

화이트 칼라 이민자의 삶 - 40세의 성장통 II

40대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나이대에 맞는 기대치’라는 것이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기대치는 대부분 주변 어른들, SNS,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각 나이대가 ‘평균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비롯되곤 한다.

내가 상상해 온 40대의 모습도 그랬다.

40대가 되면,
내 이름으로 된 집이 있고,
경력을 쌓아 관리·매니저급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아이들은 모범적으로 잘 자라고,
주말에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방학마다 여행을 다니는 삶.

그게 ‘평범한 40대’의 모습이라고
나는 오래전부터 어렴풋이 믿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막 40대에 들어선 나는
그 기대를 이루어가는 과정 중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실제로 서 있는 지점을 바라보면,
더욱이 메타인지가 활발히 깨어
첫 번째 성장통이 건드려지는 순간에는,
가능성보다는 실패의 확률이 더 가까이 느껴지고
그 성장통은 금세 더 크게 증폭된다.

게다가 요즘처럼
정리해고, 버블,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불안한 경제 지표들이 쏟아질 때면,
그저 현실을 버티며 ‘평균치’에 도달해 보려 애쓰는 나에게
사소한 이슈 하나도 큰 파도처럼 느껴진다.
그 파도에 휩쓸리기라도 하면
어디로 추락할지 모를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함께 밀려온다.

그럴 때마다,
예전 같으면 “내가 잘하는 분야를 더 깊게 갈고닦아서
기회를 잡아야지”라며 스스로를 북돋았겠지만,
성장통이 거세지는 순간에는
그 파이팅보다 숨어들고 싶은 마음이 먼저 앞선다.
잠시 이 무거운 삶의 무게에서 도망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문득 생각한다.
나에게 그런 ‘평균치의 기대’를 심어 주었던
우리 부모님, 그리고 지금의 어른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었구나 하고.

묵묵히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을 일구고 지켜내며,
결국 평온한 노년까지 만들어낸다는 것은
돌이켜보면 정말 엄청난 일이었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깨닫게 된다.

오늘도,
무심코 불쑥 찾아오는 나의 성장통을
조용히 견뎌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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