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2024년을 보내며 - 왜 난 이민자가 되려는 것일까?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 곳곳을 옮겨 다니며, 워킹맘이자 외국인 노동자로 벽에 부딪힐 때마다 늘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난 왜 여기서, 무엇을 위해 버티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은 힘들때마다 푸념처럼 떠오르기도 했지만, 때로는 처음 목표했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혹은 지금 내가 옳은 선택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던 순간도, 그때 내렸던 답이 틀렸다고 느껴졌던 순간도 많았다.
특히, 힘들 때마다, 지금 까지의 여정 중, 한국에 정착할 수 있었던 그때그때의 선택의 순간마다 그냥 머물렀더라면, 더 편하고, 적어도 감정적으로는 더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라는 회의섞인 생각이 불쑥 올라올 때가 있다.
그동안 나는 질문에 대한 진지한 답을 찾기보다는, 후회와 탄식에 가까운 이유를 떠올리거나, "아이 교육을 위해서" 라는 핑계로 나름 희생적인 척 정직하지 못한 답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3-2024년에 겪은 정리해고와 자진 퇴사, 그리고 30대 동안 내가 내렸던 선택들과 그 여정을 돌아보면서, 비로소 나만의 답을 찾은것 같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조금 더 명확히 정리하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45세때까지 가능한 한 많은 경험을 통해 더 단단해지기 위해 이민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미국의 엔지니어이자 '아이팟의 아버지'라 불리는 토니 퍼델은 그의 책 Build에서 이글을 인용했다.
20대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실패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 나머지는 모두 시행착오일 뿐이다.
비록 나는 20대를 훌쩍 넘어 40대에 접어들었지만, 45세때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부딪히며 계속 무언가를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가기로 했다. 그렇게 50세, 60세가 되었을때 어떤 돌부리를 만나더라도, 인생의 시련 속에서도 단단히 버티거나 다시 일어설 . 수있는 힘을 기르기로 결심했다.
물론, 지금 내린 이 답도 몇 년 후에는 또다시 틀렸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도 2024년이 지나가기 전에 지금의 나를 만족시키는 답을 찾았다.
앞으로 어떤 돌부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동안 내가 써내려갈 브런치 글들을 보며 내가 그렸던 '단단한 나'를 마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이 글들이 지금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거나, 혹은 치열하게 도전 중인 누군가에게 작은 응원나 위로가 되길 바란다.
오늘도, 올해도, 그리고 지금 이순간도 열심히 살아준 나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