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마주 보며
아무리 태어남이 우연이더라도
너나 나나 어쩌다 생겨 나와
이렇게까지 할 말을 잃고
서로를 쳐다보나
그래도, 본래 이러기로 했던 만남이라면
그나마 고마운 일이고
갈라진 시간이 또다시 우리 앞을 채워도
한 발씩 더 가까워지려는 끌림이
온기가 되어 남는다면
그것을 그리움이라고 할까
어쩌다, 허허롭게 흩어지는
구름이 되고 싶을 때면
이 순간에 마주한 아이리스의
초연함을 잊지 않으려
그 그리움을 부여잡을지 모른다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앞으로의 남은 세월을
그리움을 통해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