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종의 다양성은 생태계가 외부 충격에 대처하고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한 자연의 전략이다. 각 개체가 가진 다양한 유전자는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나 내부의 불균형에 대응해 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개별 종뿐 아니라 전체 생태계의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의 근간이 된다.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생각과 가치관에만 매몰되어 있다면, 그 사회는 외부의 작은 충격이나 내부의 갈등에도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마치 콘크리트가 모래, 자갈, 철근이 어우러져야 강해지듯, 사회도 다양한 생각이 어우러질 때 더욱 단단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나와 다른 견해를 마주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생각의 차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고집하는 태도에 있다.
스튜어트 밀은 자유로운 표현과 사상의 다양성이 억압될 때, 사회는 정체되고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우리는 국민들이 하나의 이념이나 사상에 맹목적으로 몰입했을 때 얼마나 큰 비극이 발생했는지를 역사 속에서 수없이 목격해 왔다.
약수는 계곡의 바위와 흙, 돌, 낙엽을 지나며 흘러나온다. 지층이 다양할수록 약수는 더 맑고 더 많은 양분을 품게 된다. 마찬가지로, 서로 다름은 우리 사회를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