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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Sep 23. 2021

9월, 오랜만에

나태해졌다. 마지막으로 온전한  글을 썼던  언제쯤이었더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환경과 패턴이 바뀜에 따라  시간은 자연스레 소멸되었다. 간절했지만 애타게 간절하진 않았다. 이도 저도 아닌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바람결에 기침이 잦아졌다. 항상 불안해했고 시간의 흐름에  몸을 흘러가게 두었지만 정작 부러진 나뭇가지에 걸려 아등바등할 뿐이었다. 와인을 좋아하여 몸에 생채기를 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비교된 이들에게서  아무 말도   없었다. 살과 함께 글자도, 그리고  또한  속에서 사라져갔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곤함이 몰려왔다. 쉬고 싶진 않은데 적당한 피로를 맞는  여간 쉽지 않다.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들은 소중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은  중요하다. 간격을   있는 자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끔 자만하게 굴었다. 하지만 그다지  문젯거리는 아니었다. 나와 환경 사이의 간격을 원하는 대로 맞추는  너무도 힘들다는  최근에서야 깨달은  훨씬   자만이자 무모하고 안일한 태도였다. 가는  있으면 오는  있고, 얻는  있으면 잃는  또한 존재하는  어쩌면 당연한 이치이다. 일방적인 호의나 사랑에 대한 의미는 분명 아니고 오로지 나와  사이에서만 공존하는 것일 뿐이다. 옷장을 열어  옷을 만지작거려본다. 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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