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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Nov 23. 2021

I SHOOT THEREFORE I AM

요즘 사회에서 카메라와 사진은 우리 현대인들의 일상 속에서  항시 공존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존재가치가 되었다. 순간의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를 한 프레임 안에 영원히 아우를 수 있는 건 사진이 이 세상에 유일무이하다.



한 사람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가장 표면적인 방법은 단연 사진이다. 사진 속 이미지는 다른 이로 하여금 그 사람에 대한 외형적인 이미지를 구축시켜주는 힘이 있다. 반대로 내향적 인격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방법 또한 사진이다. 이는 카메라 렌즈가 향하는 위치에 따라 다른 성향을 띠는데 소위 카메라를 든 이의 입장에서 확연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뷰 파인더로 보이는 ‘찍는 사람’의 광활한 시야와 부드럽기도 때론 거칠기도 한 셔터 소리를 통해 전해진 이미지는 그 사람이 추구하는 세상의 외면과 그 내면의 존재에 대해 말해주곤 한다.



인간은 사진을 통하여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받고 싶어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핸드폰 카메라 렌즈와 같이 우리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더 넓고 깊은 부분의 초점까지 잡는 법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한정된 렌즈 속 한정된 시야에 갇혀 자신을 표출하기 바쁘다. 하나의 피사체를 보며 다방면으로 각도를 바꿔가며 셔터를 눌러대지만 사실 그 무분별한 셔터 소리가 가리키는 피사체는 나 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미처 인지하지 못한다. 연결고리 없는 다른 이의 프레임에서 보인 자신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묻고 싶다.



사진을 찍고 찍히는 과정과 앨범에 저장된 사진 속에서 우린 존재를 찾으려 한다. 이러한 행위는 현대사회에서의 존재가치와 구도에 대한 물음을 담고 있다. 핸드폰의 카메라 버튼을 누를 때마다 렌즈와 상대되는 무언가의 간격과 그 거리 안에 담긴 각각의 존재 이유에 대해 우린 항시 사유하는 법을 익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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