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 심판
"벌써 4개월째 아이를 못 보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면접교섭 방해를 당해도 그냥 참고 산다.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걸 모르거나, 알아도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쉬운 길은 아니지만, 방해가 지속되고 아이에게 해가 된다면 친권과 양육권을 되찾을 수도 있다고.
7살 자녀를 만나지 못한 4개월
몇 년 전, A 씨를 만났다. A 씨는 이혼 후 7살 자녀를 4개월째 전혀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만나자고 하면 전 배우자는 "아이가 아프다", "학원 간다", "우리 가정(재혼)이 안정될 때까지 안 된다"며 거부했다.
문제는 아이가 ADHD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전배우자 밑에서는 제대로 케어가 안 되고 있었다. 상대방의 재혼 상대가 A 씨에게 보낸 문자를 보는 순간, 나는 이건 단순한 면접교섭 방해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난 그 애 케어 못 해, 내 자식들 키우기도 바빠."
나는 A 씨에게 물었다. "다른 증거는 더 있습니까?" A 씨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냈다. 상대방이 보낸 문자들, 카카오톡 대화, SNS 캡처 화면들. 그 안에는 "아이를 고아원에 보내겠다"는 말까지 있었다.
우리는 전략을 세웠다. 단순히 면접교섭 이행명령만 신청하는 게 아니라, 친권자 및 양육자 변경 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건 A 씨만의 싸움이 아니라 아이를 지키는 싸움이었다.
심판청구서를 쓰면서 나는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판사에게 이 상황의 심각성을 전달할 수 있을까. 딱딱한 법률 용어만 늘어놓으면 안 됐다. 아이가 겪고 있는 실제 고통을 보여줘야 했다.
면접교섭 방해의 지속성, 재혼 가정에서의 차별, ADHD 치료 방치, 정서적 학대 정황. 하나하나 증거를 붙이고 입증했다.
6개월 뒤, 법원은 친권자와 양육자를 A 씨로 변경했다. 면접교섭을 방해했던 상대방은 이제 매달 100만 원의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몇 번 안 보여줬다고 바꿀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나는 솔직하게 답한다. 한두 번 약속을 못 지켰다고 바로 친권, 양육권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법원은 그렇게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 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면접교섭을 거부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차단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아이에게 "아빠(엄마)는 나쁜 사람이야"라고 세뇌시키는 경우, 판사도 이를 심각하게 본다.
법원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아이의 복리다. 단순히 면접교섭을 몇 번 못 했다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해 아이에게 실제 해악이 발생하는지를 본다.
내가 경험한 사건들에서 법원이 친권 변경을 인정한 경우를 보면 대개 이런 상황이었다.
가정에서 아이가 방치되는 경우
필요한 치료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
양육자가 학대하는 경우
양육자가 양육 의지가 없거나 양육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양육비와 면접교섭은 별개다
"양육비도 안 주면서 무슨 낯짝으로 애를 보려고 해?"
간혹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 둘은 완전히 별개 문제로, 동시이행 관계가 아니다.
양육비를 이유로 면접교섭을 막으면 오히려 본인이 제재받을 수 있다. 법 이전에 상식의 문제다. 아이는 부모 모두와 관계를 유지할 권리가 있다.
물론 상대방이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도 있다. 아이가 심각한 병으로 치료받고 있거나, 과거에 학대를 가한 적이 있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면접교섭을 요구하는 경우 등이다.
그러나 새 배우자나 가족이 싫어한다는 이유, 단순히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 아이가 바쁘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길은 있다
법원도 이제는 면접교섭 방해를 예전보다 훨씬 심각하게 본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아이를 못 보고 있어도, 포기하지는 마라. 쉬운 길은 아니지만, 면접교섭 방해가 지속된다면 이게 친권과 양육권을 되찾는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거 하나는 꼭 기억하라. 이 싸움은 내가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다. 아이의 미래를 지키는 싸움이다. 그 중심을 잃지 않으면, 결국 길은 있다.
사람과 법 사이 그 애매한 틈에서 이야기를 씁니다.
법무법인(유한) 이현, 대표변호사 이환권
1644-9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