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소송위자료와 뒤섞인 감정들

그날부터 상간녀가 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몰랐어요
결혼하자고까지 했던 사람이 유부남일 줄은


상담실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울던 김현정(가명)씨가 가장 먼저 한 말 이었습니다


한 순간에

'상간녀'라는 이름이 붙은 사람이었습니다


상대방 부인은 위자료를 청구했고

현정씨는 법정에 서게 되었죠


"이게 다 제 잘못이죠

그런데,,,저도 피해자인 것같은 기분이에요"




저는 현정씨의 변호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 여성으로서, 한 사람의 감정을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이기도 했죠


그녀는 배신감에 무너졌고

그 배신감은 죄책감과 뒤섞여 더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그 아내분한테 정말 미안해요

저는 그 사람이 나만 사랑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결혼할 줄 알았어요"


법정은 감정을 헤아리지 않습니다

상대가 유부남이란 사실을 몰랐는지 알았는지

그것만을 중심으로 고의성과 위법성을 따지죠


그리고 '몰랐다는 말'은 너무 자주 들리는 말이기 때문에

늘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습니다

그래서 증거가 필요하죠


■ 결혼 약속을 나눈 메시지

■ 가족이나 친구에게 소개받은 기록

■ 동거,혼인빙자 등 상황의 진정성




현정씨는 이 소송을 통해 위자료 일부를 감액받았습니다

"유부남인 줄 몰랐다"는 사정은 법적으로 참작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정씨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 일이 내 인생에 남긴 흔적이 너무 커요"

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사랑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같아요"

"사랑 때문에 제가 누군가의 가정을 망가뜨렸대요"


변호사로서 저는

현정씨가 상간녀라는 이유로 모든 비난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는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법은 그저 구조이고 판결문은 문장일뿐이지만

그 안에서 사람의 감정은 언제나 엉켜있죠


부인도 피해자였고

현정씨도 피해자였고

그리고 어쩌면 아무도 구원받지 못한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통해

상간자소송이라는 단어 뒤에 수치심과 미안함

그리고 배신감이 함께 자리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죠


법은 그 책임을 묻고 끝나지만

감정은 그 뒤에도 오래 남습니다


이 글은

그 감정들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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