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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stine in island Sep 11. 2024

수프 대신 커피, 루이 15세

17세기 말 등장한 카페의 역사

"커피는 과거의 늙은 자신에게 속해 있는 시간을 훔지는 하나의 방법이다"
(테리 프래쳇, 영국의 소설가)


루이 15세는 아침에 수프 대신 뜨거운 음료를 마셨던 유럽 최초의 군주다. 이는 그 당시 시대적인 유행의 최첨단에 선 것을 의미했다. 그 음료가 커피였는지, 초콜릿차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둘 다 모두 이국풍의 고급 음료였다.

17세기 말경 파리에는 '르 프로코프'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었고 이것은 유일한 카페였다. 그러나 1721년에는

300개 이상, 700개, 18세기 말에는 무려 2천개가 넘는 카페가 문을 열었다. 카페에서는 처음에는 커피만 팔다가 각종 차, 기타 음료, 과자와 아이스크림과 같은 디저트, 그리고 가벼운 식사도 팔았다. 커피 소비의 증가로 수프의 소비도 감소했다.

커피는 900년경 에티오피아 지방에서 처음 발견되어 오늘날에 예맨으로 알려진 아라비아 지방에서 최초로

경작되었다. 처음에는 커피 열매를 볶지 않고 마셨으나, 13세기 말경 아라비아인들이 최초로 커피를 볶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아리비아 여성들은 생리통을 가볍게 하려고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1600년 경에 커피가 유럽에 최초로 소개되었고 카페의 등장도 이 시기부터다. 기독교에서는 커피를 '영혼에 대한 악마의 위협'이라며 한때 비난한 적도 있었으나, 교황 클레맨스 8세가 커피 애호가여서 '기독교인의 음료'로 공식 지정하기도 했다.

그럼 그 당시에 카페는 왜 유행했을까? 그 이유는 신분의 차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귀족, 문인들, 부르주아, 상인, 심지어 서민들까지도 잘 차려입고 돈을 지불할 능력과 시대적인 예의를 지킨다면 누구나 카페에 출입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 집 안에만 갇혀 있던 여성들에게도 카페 출입이 허용되었다. 카페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은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거 같다.

여기서 커피음료 이야기를 한가지 더 한다. '카페오레'는 작업장에서 일하는 파리 육체 노동자들의 영원한 아침 또는 점심식사가 되었다. 그들은 카페오레가 저녁까지 능히 버틸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고 말하면서 상당량을 마시곤 했다.

카페 라떼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카페오레! 나는 사실 카페오레를 더 좋아한다. 추출식 커피에 거품이 아닌 우유를 넣어 우유 맛이 더 진해 부드럽고 무엇보다 이 메뉴는 '커피우유' 라는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한다.

여기서 '카페라떼'와 '카페오레', '플랫화이트'의 차이를 잠시 짚고 넘어간다. 일단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카페라떼는 이탈리아가 고향으로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올려서 만드는 메뉴이고 대개 12온즈 잔에 서빙된다. 

플랫화이트는 호주출신! 호주에서는 커피와 우유가 조합된 음료를 화이트라고 부른다. 플랫 화이트는 풍성한 거품이 올라가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는카페라떼나 카푸치노와는 달리 거품의 상단이 평평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8온즈 잔에 서빙된다.

카페오레는 프렌치 프레소, 즉 침출식 추출을 한 커피에 우유를 희석한 음료다. 프렌치 프레스 커피는 에스프레소에 비해 핸드드립에 가까운 커피로 양도 많아 카페오레를 마시는 잔은 일반 잔보다 2배 정도 크고 상대적으로 맛이 좀더 부드럽다.


출처 : 미식 인문학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미식유산연구소 소장

이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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