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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2 창원->고성 27km

2,700km 전국일주 여행기

by 조삿갓

비 내린 다음 날은 티 없이 맑았다. 어제보다 기운 넘쳤다. 12월을 지나 1월이 다가오고 있다. 바람이 거세지는 걸 보니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이상을 좇다 현실을 망각한
이카루스가 되기 싫다


이상만으로 현실을 살 수 없으니,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고 싶었다. 그땐 그랬는데, 현재는 의문 투성이다. 이상과 현실을 꼭 구분해야 할까. 이상은 무엇이고, 현실은 무엇일까. 이상은 불가능하고, 현실은 가능하다는 단편적인 면만으로 정의 내릴 수 있는지 싶었다. 만약 이카로스가 하늘에 닿았다면 이상은 현실이 된다. 이상도 현실이며, 현실도 이상이었다.


현실을 보라는 말은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말이지 꿈꾸지 말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후자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과거의 나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지!”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났다. “네가 뭔데 내 한계를 정해!”(이태원 클라쓰를 너무 많이 봤다)라며 성을 냈다. 이상과 현실을 분리하다 보니 머리만 아파졌다. 생각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싸움을 부추겼다.


지금은 다르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가 무슨 의미일까. 결국 삶의 한 부분인 것을. 이상과 현실, 더 이상 구분이 필요치 않다. 그냥 살자. 간단하게 생각하면 편하다. 이상적이다? 현실적이다? 아니, 삶을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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