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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전사 Aug 14. 2024

침묵이 물었다

한여름밤 천둥번개 말없이 물러가니

깊어가는 밤이 더없이 고요하다.

종일 떠들던 TV는 까무룩 잠들었고

책상 위 휴대폰은 미동조차 없다.


선풍기 소리만 ‘웽웽’ 침묵을 훼방할 뿐

세상은 점점 침묵에 묻혀간다.

소리없는 벽시계가 ‘스르르’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달리자

침묵이 슬며시 내게 말을 걸어온다.


“지금 뭐 해?”

“참, 옛날에 뭐 했더라? “

“앞으로 뭐 할 일 있어?”


그 물음이 하도 갑작스러워

즉답을 못하고 어슴프레 창문에 비친

‘희끗희끗’ 중년을 본다.


“지금 뭐해야지?”

“지난날 한 게 뭐지?”

“앞으로 뭘 해야지?”


밤을 지나 날은 밝아오고

침묵조차 더 이상 말이 없는데

선풍기 소리만 ’웽웽‘

고요한 새벽을 깨우고 있다.


#침묵 #묵상 #고요 #여름밤 #선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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