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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2)-꿈꾸는 폴란드

부국강병

by 생각전사

2022년 4월 7일 새벽 비행기로 카타르 도하를 거쳐 스무 시간 가까이 걸려 체코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시간 오후 4시. 체코공항은 김포공항 정도 규모로 생각보다 작았다. 코로나 증명서 문제로 공항직원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체코에 머무르지 않고 바로 폴란드로 넘어간다고 하니 바로 입국절차를 진행해 준다. 인천공항에서는 코로나접종증명서를 프린팅하여 제시해야만 했다. 인천공항 직원의 불친절로 출발 때 프린터를 찾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야 했던 데 비해 체코공항 직원은 아주 친절했다.


공항에는 동서가 폴란드에서 렌터카를 빌려 마중을 나와 있었다. 체코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먼 친척뻘도 같이 왔다. 이국땅에서 상봉은 더없이 반가웠다. 날씨는 한국보다 조금 쌀쌀한 느낌이었다. 짐을 싣고 바로 출발하여 폴란드로 향했다.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잠시 독일을 넘었다가 가는 경로였다. 독일에서 폴란드 넘어가는 길은 구릉지대로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다. 세계 제2차 대전 때 독일의 전차들이 이곳으로 전격전을 했을 것이라고 상상하니 이해가 되었다. 우리나라 같은 산악지역에서 전차 전격전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폴란드는 영토가 넓어 북으로는 발트해 남으로 카르파티아 산맥에 접해 있다. 북동쪽으로는 리투아니아와 러시의 칼라닌 그라드가 있으며, 동쪽으로는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남쪽으로는 슬로바키아와 체코, 서쪽으로 독일이 있다. 슬라브 계열의 폴인이 많이 살아 ‘폴란드’라고 불린다. 현 폴란드의 역사는 996년 경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했을 때부터 시작한다. 1569년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뱡을 세우며 16세기와 17세기 유럽의 강대국들 중 하나로 군림하였다. 1791년에는 유럽에서 최초로 근대적인 5월3일 헌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은 18세기 말 멸망했다. 1918년에 베르사유 조약으로 독립을 되찾았으며 유럽 정치의 핵심 축이 되었으나 1939년 9월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았고, 연이어 소련의 침공을 받았다. 이 시기에 300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을 포함해 600만 명의 폴란드인이 사망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련 주도의 공산권에 편입되었다가 소련 붕괴 후 오늘날 대통령제 민주공화국이 되었다.


폴란드는 중앙유럽 지역강국으로 꼽힌다. 유럽 연합 내에서 6번째로 거대한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복지, 치안, 경제적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3일을 묵었다. 이곳에는 LG, 한화솔루션 등 국내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다. 한국기업이 들어선 공단지역을 가보니 그 규모가 매우 컸다. 협력업체에 근무 중인 동서의 사업현장에서 전기용접을 하는 근로자를 만났다. 한국에서 파견된 분이다. 자부심에 찬 얼굴이다. 용접을 한 모양을 보니 물결처럼 예쁘고 정교하게 참 잘했다. 고등학교 시절 전기용접을 전공해서인지 관심이 갔다. 요즘 용접공의 월급이 상당하다는 얘기도 흥미로웠다. 미국에서는 월 1000만 원 이상이란다. 동서 회사에는 우리나라 명문 K대를 나온 친구가 직장을 그만두고 용접을 배워 일하고 있단다. 상사의 잔소리 듣지 않고 보람도 느낄 수 있어 택한 길이라고 한다. 회사에서는 책임자를 맡기려 하는데 현장을 더 좋아한단다. 노동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관념에 머무르지 않는 실용의 결과 아니겠는가. 폴란드 시내에는 한국기업 광고판이 눈에 많이 띠었다.


폴란드 첫날 저녁은 한국식당에서 삼겹살에 김치찌개를 곁들여 푸짐히 먹었다. 식당은 현지인과 파견근로자들로 북적거렸다. 서빙하는 젊은 여성들이 러시아와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이라고 했다. 궁금해서 그들의 임금을 물어보니 폴란드 현지인들의 월급은 150만 원 정도이고 우크라이나 사람은 120만원 정도라고 한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보다 일자리가 많아 많이 들어와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국의 땅 폴란드에서 이국의 사람들이 한국식 음식을 즐기는 모습과 금발의 여성들이 한국의 그릇에 담긴 한국식 음식을 한국식으로 서빙하는 모습이 매우 낯설면서도 묘한 우월감을 주었다. 국력과 자본이 만들어 내고 있는 진풍경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며 K방산으로 정평이 나있는 우리 K-9 자주포, K-2 전차 등 무기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이제는 더 큰 부국에 강병을 꿈꾸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제일 먼저 독일군의 공격을 받은 나라 폴란드. 강자는 적의 약한 고리부터 끊기 마련이다. 지금 진행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누가봐도 그 다음은 폴란드 차례다. 그래서 폴란드에게 강병은 꿈이 아니라 꿈을 이루는데 필수불가결한 절박한 현실의 문제가 되고 있었다.


부국강병을 꿈꾸는 폴란드에서 나는 대한민국의 부국강병을 함께 목격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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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시내 LG 광고판
폴란드 한 쇼핑몰의 멋진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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