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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서 자라는 나무

어느 대학교 교정에서

by 생각전사

산은 화산 폭발이나 지각 변동에 의해 우뚝 솟아났다. 바위와 돌, 흙이 바탕이다. 그 산을 어떤 이는 건강을 위해, 어떤 이는 취미 삼아, 어떤 이는 도전정신으로 오른다.


물을 품어 흐르게 하고, 나무와 식물을 키워 산소를 내뿜게 하며, 그 잎과 열매는 온갖 동물을 살찌우며 줄기와 가지는 안식처가 된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아랫세상 풍광은 저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이런 산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단련케 하고 힐링하게 한다.


나무는 통상 흙 위에서 자라지만 바위에서도 자란다. 오늘 나는 우연히 바위에서 자라는 오래된 나무를 보았다. 뿌리가 바위 전체를 감싸 안고 뿌리 끝으로 단단한 바위를 부수고 틈새를 만들며 파고들었다. 부서진 알갱이들은 서서히 흙이 되고 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아주 오랜 세월을 그리한 것이 분명하다.


나무의 생명력이 얼마나 끈질기고 치열한지 경이롭기까지 하다.


바위와 돌은 풍화작용에 의해서만 흙이 되는 게 아니었다. 어떤 흙은 나무 스스로 투쟁을 통해 만들어 낸 전리품 같은 것이다. 그런 흙이 나무 자신을 키워내는 바탕이 되고 후세 나무의 번성을 기약하는 희망이 된다.


보는 순간 내 가슴을 파고든 그 바위에서 자라는 나무가 척박한 현실을 깨부수며 기적을 만들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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