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한 번 들어봤으면 한 적 없어?
실근육 아름다운 한 사내가 턱을 살짝 들고 깊은 눈으로
흘낏 쳐다보며 건네는 이런 말
찍 뱉는 양아치 같은 말 하나가 살면서 한 번쯤
네 가슴에 꽂혀본 적 있냐고
생각 없이 던진 말인데 깊은 호수 중앙에 퐁당
던져진 조약돌처럼 딴딴하게 퍼지는 말 말이야
그 말을 손으로 돌돌 길게 늘여 목에 두르고
묻지도 않고 따라가서 머리 하얘질 때까지
밥 끓이고 애 낳고 그냥저냥 살고 싶게 하는 그런 말
이상하게 더럽게도 그리운 말
기분 나쁜데 심장이 나대는 말
다 잃고 가진 거 하나 없는데 아직 남은 게 있다고
넌지시 알려주는 말
어떤 놈에게는 그게 세상에서 가장 욕심나는 거라고
예의 없이 고백하는 말
그런데 주워 담기 뭐 한 말을 뱉고 난 사내놈 얼굴이
노을을 찢어 붙인 하늘처럼 울컥할 때가 있어
결국 흙먼지를 툭툭 털며 돌아서는 그의 옷소매를
붙들고야 마는 그런 말
들어본 적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