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로 한 게 많았잖아
연휴의 마지막 날.
그동안 미뤄두었던 일들을 쉬면서 하나씩 쳐내려고
했었는데 뭐 하나 후련하게 끝낸 것 없이 벌써 연휴가 끝나간다. 흐읍.
회사를 다닐 땐 쉬는 날이 마냥 좋았는데
일과 일상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프리랜서로
살다 보니 일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어서 쉬는 날도 마음 한구석이 어딘가 불편하다.
시간관리, 업무관리 강의를 들으면 일의 중요도와 긴급도에 따라
1. 긴급하고 중요한 일 (즉시 하기)
2.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계획하기)
3.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는 일 (위임하기)
4. 긴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 (제거하기)
로 나눌 수 있는데 1번은 바로바로 처리하고
계획해 둔 2번을 하나씩 처리해야 하는데
4번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 대부분이 핸드폰으로 하는 것들..
2번 일이 쌓여가는 상태로 살고 있다.
오늘도 친구랑 같이 일하려고 만나서는 내일 마무리지어야 하는 명함디자인 작업을 한 뒤 블로그 포스팅을 하나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정신이 멍했다.
연휴가 벌써 끝났다는 아쉬운 마음,
쉬는 동안 하기로 한 일이 많았는데 여전히 쌓여있는 채로 일상이 다시 시작된다는 찜찜한 마음이 뒤엉켜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 내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멍-한 상태로 창밖만 바라보다 집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아무 생각이 없을 수가 있나 싶었다)
저녁을 먹고 잠깐 한숨 졸았다가 눈을 떠보니
10시가 넘은 시간이 됐는데 여기에 글도 써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숙제가 두 개나 남아서 ‘에잇 오늘은 둘 다 안 해! 그냥 잘래’ 싶었다가 아무래도 둘 다 안 할 이유는 도저히 못 찾겠어서 뭐라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위에 1-4번으로 구분하게 됐고, 급하게 처리하는 일 1번은 지금처럼 유지. 새로운 일들을 하기 위해서 2번 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우선순위와 마감기한을 정해두지 않으니 계속 쌓여만 가고 있어서 일을 해도 개운한 느낌이 없었다. 리스트업 해보고 진짜 해야 되는 일인지 불필요한 건지 구분해 보고 우선순위와 기간을 명확히 정해두고 처리할 것.
4번의 핸드폰으로 의미 없는 시간은 최소화할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아까는 해야 할 일은 이것저것 많은데 정리가 안되어있으니 두서없이 복잡하고 어딘가 불편하기만 해서 잠깐 멍 때리는 상태가 됐었는데 이제 생각과 계획을 조금 구체화시켜갈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런 내용이 없는 글이 될 것 같아 안 쓰려고 했었는데 뭐라도 쓰려고 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정리하게 되는구나.
오늘도 ‘일단 그냥 할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운동은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