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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섯 가지 물의 색

6대 다류를 공부했던 시간

by tonto Mar 26. 2022

차에 대해서 잘 몰랐다(모르고 있다). 주위에서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아예 마셔본 적이 없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차'라는 항목 자체에 대해서 공부를 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도 더 즐기려고 수업을 듣는 것에 가깝지, 공부를 위한 목적으로 수업을 듣는 것은 아니다.


6대 다류의 기초에 대해서 설명하는 수업이 있어요.
시간이 있다면,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라는 쌤의 전화에, 주저 없이 간다고 했다. 차를 심도 있게 공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수업에 참여하면 최소한 6가지 종류의 차를 마셔볼 수 있겠구나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브런치 글 이미지 1


나열된 6개의 잔과 컵처럼 생긴 다기가, 찻집 'D'에 들어가자 나를 반겨주었다. 수업시간의 경우, 다회에 비해서 뭔가 공부하는 시간이란 게, 쌤의 테이블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타난다.


"개별적인 종류의 차 수업을 듣기 전에, 이 6대 다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좋은데, 제가 이 수업을 1년에 많이 열지 않다 보니, 이렇게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었네요."


"아마, 이야기해주셔도 많이 까먹을 거예요. 괜찮습니다."


"그래도 오늘 수업을 듣고 나면, 어떤 차를 더 좋아하는지,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대강은 알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들었던 다른 수업의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가져도 좋고요."


쌤의 수업은 12회(고정되어 있는 건 아니다) 정도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그걸 1년 동안 한 달에 한번 정도의 흐름으로 진행하신다. 티소믈리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학원이나, 라이선스 발급 관련 수업은 아니기에, 월마다 쌤이 스케줄을 공지하시면, 그 차에 대해서 수업을 듣고 싶은 사람들이 신청을 한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브런치 글 이미지 2


"6대 다류는 차나무의 잎을 가지고 만드는 차만을 의미합니다. 저희도 가끔 대용차나 블렌딩 된 차를 마실 때도 있지만, 수업에서는 6대 다류를 바탕으로 다뤄요."


찻잔 앞에 나열된 6가지의 차. 찻잎의 색깔과 행태부터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차나무의 찻잎을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서, 총 6가지로 나누는 게 6대 다류입니다. 산지나 품종 등으로 나눌 수도 있지만, 가장 널리 쓰이는 건 6대 다류를 통한 분류법이에요."


그리고 이어지는 가공방법에 대한 차이를,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주신다.


백차(白茶), 녹차(綠茶), 황차(黃茶), 청차(靑茶), 홍차(紅茶), 흑차(黑茶).

가공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차의 색에 따라 이름을 붙였어요.
보통은 발효에 따라 그 색상들이 달라지게 된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ppt. 거기에 분류에 따른 차의 제다법의 설명이 적혀있다. 백차는 위조-건조, 녹차는 살청-유념-건조, 황차는 살청-유념-민황-건조, 청차는 위조-주청-살청-유념-건조, 홍차는 위조-유념-발효-건조, 흑차는 살청-유념-쇄청 건조-퇴적 발효-건조.


머리가 아프다. 어차피 외우지 못할 걸 알고 있기에 그냥 이런 게 있구나라고 듣고만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에 대한 설명도 계속되었지만, 나에게 있어선 하나의 이야기일 뿐, 외우기는 어려운 그런 단어들의 나열. 너무 빨리 포기하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흠... 천천히 계속 들으면 기억이 나겠지라는 생각으로 듣고만 있었다.


"이 제다법을 따라야만 이 종류의 차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크게 이렇게 구분한다는 것만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차를 우려 볼까요?"


2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동시에 우려 지는 6종류의 차. 품평을 하고, 맛을 비교하기 위해서 컵처럼 생긴 다기를 쓸 뿐, 사실 이렇게 우리면 차 자체의 맛이 떨어진다. 자사호나 다완에 비해서, 더 떫어지고, 묵직해지긴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차를 품평하기에는 더 좋다고 한다(클래스에서 저 흰색 주전자가 나오면 맘이 약간 아프긴 하다. 쌤이 다완에 우려 주시는 것과 정말 차이가 많이 나기에. 좋은 차는 컵처럼 생긴 다기를 피하길 속으로 바란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그리고 잔에 채워지는 6개의 색.


하얀색 찻잔으로 인하여 그 색은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름에 맞는 그 색이 아닐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보다 보면 백, 녹, 황, 청, 홍, 흑이라는 그 말이, 왠지 어울리게 된다. 맛도 맛이지만 그 색을 구분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하나의 식물에서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색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각각의 차를 맛보고,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는 백차와 황차를 처음 마셔봤기에, 지금까지 마셔보지 못한 색다른 향과 색에 대해서 말한다. 누군가는 흑색이, 누군가는 홍색이 더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각자 어울리는 색과 맛, 향을 찾아가는 그 과정도 재미있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차만 마시면 안 되니까 먹고 해요."


오늘도 빠질 수 없는 다식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된다. 어떤 색의 차에는 어떤 음식이 어울리는지. 6가지 색의 이야기는 몇 시간이 가도록 끝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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