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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교보문고

교보빌딩앞 벚꽃

by 도우너 킴

광화문 광장의 소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시간은 지나갔다. 서울시 중심부이고 양방향 도로 차선이 가장 많은 광화문에도 꽃은 핀다.


새는 울고 꽃은 핀다


중요한 건 그것밖에 없다


- <정현종 시인>-


꽃을 보면서 내면의 내 세계에도 꽃과 나무를 심고 싶었다. 노란색 수선화, 화려한 벚꽃, 울긋 불긋한 튤립, 새하얀 설유화까지 이 봄에 피어나는 예쁜 꽃 들을 보면서 봄이 내 곁에 와 있음을 느낀다. 내 안의 동산도 예쁘게 가꾸어야 하는데 아직 마땅한 꽃과 나무를 고르지 못했다.


아는 것을 입으로 말하지 못하면 아는 것이 아니다. 아침 강연에서 듣게 되고 지금의 나에게 와닿는 문장이다.


교보 문고에 가면 새로 출간된 예쁜 책들이 많은데 그중에서 어느 책을 읽을지 쉽게 선택하기가 어렵다. 그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하는데도 좋은 문장 하나, 멋진 글귀라도 머릿속에서 뱅뱅 돌면서 입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기억 속에만 어른거린다. 대화에서 상대가 사용하는 단어와 어휘력이 사람의 지적 수준을 짐작한다고 한다. 약속 날짜를 착각하여 퇴근 후 급하게 교보 문고로 달려갔다.


지적 수준을 높이려 해도 연령에 따르는 신체가 따라주지 않으니 이보다 더 속상한 일은 없다.


교보 건물 앞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2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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