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의 세계를 상상하다.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한 번은 음 운동을 하였다가, 한 번 양 운동을 하는 것을 일러 '도'라고 한다는 주역의 계사전에 나오는 문장이다.
하나는 음이 되고, 하나는 양이되며 그 끊임없는 변화 자체가 도(道)라는 것을 말하는데, 주역에서 세계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관계와 흐름, 변화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양자역학이 말하는 세계 역시 낯설지 않았다.
양자 미시 세계는 거시 세계에서 관측되기 전까지 하나로 결정되지 않은 상태, 여러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이다. 그것은 음과 양이 서로를 배제하지 않고 공존하는 우주 세계, 삼라만상의 세계와 닮아 있다고 느껴졌다. 어쩌면 양자역학은 완전히 새로운 사상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다른 언어로 사유해 온 우주 원리의 현대적 표현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우리가 양자 세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세계를 늘 하나의 답으로 정리해 왔고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느끼려는 습관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삶은 언제나 중첩 상태인 것 같다. 늘 보일 것 같으면서도 보이지 않고 확신과 의심, 선택과 망설임은 늘 동시에 존재했다. 일상생활이 이미 양자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오히려 이해되지 않는 상태를 넓고 깊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 양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주역에서 말하는 길은 이미 정해진 답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면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한다. 변화는 예측이 아닌 실행에서 나타난다. 양자 세계 이야기를 상상에서 현실이 되는 것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