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기
우듬지가 잘려나간 나무에는 송골송골 나무의 진액에 솟아 나와서 마치 유리구슬이 놓여 있는 모습니다. 우듬지를 잘라낸 나무는 더 이상 위로는 자랄 수 없다.
톱날이 우듬지를 베어낼 때 나무는 땅속 깊은 곳에 박혀 있는 뿌리 끝에서부터 통증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아픔의 눈물을 진액으로 보여 주는 것 같아 맘이 편하지 않다.
4월 3일이다. 제주 4.3 사건을 입에 올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한강 작가의 <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마침 선물 받은 책이 있었다. 아직 전체를 모두 읽지 못했다는 것을 느끼자마자 바로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다.
하나의 사건과 그 사건에 연관되어 끊기지 않는 인연의 연결 고리는 쉽게 끊어낼 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태연한 척 의식하지 않았던 것처럼 삶을 이어가지만 결국은 맞닥뜨리게 된다. 삶에는 공식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