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해가 저물고 들어가야 할 집이 필요하다

by 도우너 킴

구멍 난 문풍지 틈으로 햇볕이 유리 막대기처럼 꽂혔다. 스며드는 햇볕의 한 가닥에는 온갖 보석이 반짝이고 있었다. 빛이 쏟아내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보석 줄기는 바로 먼지 입자들이 춤추는 것이었다. 빛을 통해야 눈으로 볼 수 있는 입자들이다. 햇볕은 무생물에게도 생명을 불어넣는 힘을 갖고 있다.


빛이 사라지는 저녁이 되면 사방에 보이던 모든 사물들이 힘을 잃고 조용히 숨을 죽인다. 어둠이 내려앉는 저녁때는 모두 엄숙하다. 새들도 조용히 침묵하고 어둠의 무게를 감당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무겁고 어두운 공기로 가득한 저녁에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평탄한 아스팔트 길도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걷는 것과 같다. 어두운 길을 걸으려면 잔뜩 긴장하여 다리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걷는 것이 쉽지 않다.


낮 동안의 빛을 가득 모아서 따뜻하게 하는 집이 사람들에게 유일한 안식처이다. 집 밖에서 있었던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잊게 하고 새로운 날을 맞이하게 하는 집은 가장 소중한 공간이다. 그러나 사물들에게도 필요한 공간이기 때문에 서로 영역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 사람과 사물들이 공평하게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고 공간을 나누려면 정리수납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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