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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Apr 16. 2022

오로라 보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는


1. 밤이 가장 긴 겨울에 여행 일정을 잡기

   오로라가 계절을 가려서 나타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오로라는 어두운 곳에서야 관측이 가능하고, 따라서 밤이 되어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존재하는 여름에는 관찰이 힘들다. 나는 2월 24일부터 27일을 여행 날짜로 선정했다. 알래스카와 가까운 지역인 만큼 겨울에는 얼어붙는 추위에 방한복을 챙겨 입어야 하지만, 내가 갔을 때에는 그나마 날씨가 조금 풀려 낮에는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2. 오로라 오발(Aurora Oval) 안으로 들어가기

   여행 날짜를 잡았다면, 그 뒤엔 북쪽으로 떠나야 한다. 오로라는 북위 60도 이상의 지역에서만 관찰이 가능하다. 북위 37도인 우리나라에서 오로라를 만나는 것은 택도 없으니,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이슬란드,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으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남반구에서도 관찰은 가능하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 주로 북쪽의 오로라 관찰 지역이 유명). 캐나다 캘거리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나는 오로라 관측으로 유명한 옐로우나이프를 초기 목적지로 설정했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코로나19 때문에 관광업을 중단해 갈 수 없었다. 대신 차선책으로 알래스카 옆 유콘 주의 화이트 홀스로 향했다. 캘거리에서 비행기표를 예약하자마자 옐로우나이프 관광이 재개되어 씁쓸한 마음을 달래야 하긴 했지만...


  캘거리에서 화이트 홀스까지는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중간에 에드먼턴에서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는 경유를 해 1시간 정도를 휴대폰을 하며 앉아있었다. 비행기표는 한화 약 50만 원. 조금 더 일찍 예약했다면 적어도 30만 원, 비싸도 40만 원 대에 구매할 수 있었을 텐데, 미루고 미루다 예약하니 훨씬 비싸졌다. 날짜를 잡았다면 비행기표는 최대한 빠르게 구매하자!  


3. 오로라 관측 방법 정하기

    유콘 주의 화이트 홀스는 영하 40도를 오가는 추운 날씨, 공해가 전혀 없는 맑은 하늘, 그리고 겨울 덕분에 어둡고 긴 밤이라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오로라 관광 산업이 발달해있다. 보통은 지역의 지리와 오로라 관측이 용이한 장소를 잘 아는 가이드에게 오로라 투어를 맡기기 때문에, 나도 마찬가지로 여행사에 돈을 지불하고 투어에 참여했다.


    캐나다 대학생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에 Reading Week이라는 일종의 공강 기간을 갖는다. 시험이 끝난 이후, 혹은 시험을 보기 전에 일주일 가량 수업을 중단하는 것이다. 이 기간에 많은 교환학생들이 여행을 떠나고, 2월 말이라는 시기적 적합성에 따라 많은 오로라 투어는 이미 마감되어 있었다. 처음에 검색했던 오케이투어,  Northern Tales,  Blue Bird, 로열 투어,  Arctic Range Advanture, Qualitour 등은 날짜가 맞지 않거나 5명 수용이 불가능해서 대안을 찾아야 했다.


    결국 선택한 여행사는 Yukon Home and Tour. 오로라 뷰잉만 한다면 1인당 하루에 131.25불 정도였다. 투어와 숙소가 묶여 있는 패키지여행이 아닌 점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다른 대안이 없기도 했다. 그래도 오로라를 보게 하는 것은 여행사가 아닌 하늘이었기 때문에, 같은 하늘 아래 여행사야 다 비슷하겠지, 싶은 마음으로 예약을 진행했다.


4. 숙소 예약하기

    인원이 5명이라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가 가성비가 좋아 다운타운 근처의 방 3개 숙소를 예약했고, 가격은 3박 4일에 887불, 1인당 17만 원 정도였다. 조리 시설과 도구가 모두 갖추어져 있어 식비를 줄일 수 있었고, 다운타운 근처라 이동도 용이했기 때문에 에어비앤비를 추천한다. 우리가 머문 곳은 'Midnight Sun Inn'에 딸린 독채였는데, 같은 숙소가 에어비앤비와 부킹닷컴 두 군데에 있어 부킹닷컴에서 진행했다.




오로라를 보지 않는
낮에 할 수 있는 것


    화이트 홀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오로라 투어를 진행하는 곳에서는 밤과 낮 일정을 따로 진행한다. 밤에는 오로라 투어를 보러 가고, 낮에는 개썰매, 스노우슈잉, 스노우모빌, 시티투어 등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모든 투어는 옵션으로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가격은 사실 그렇게 저렴하지 않다. 그래도 알래스카 옆까지 갔다면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들은 전부 했다. 후회는 없다! 오히려 가격 때문에 망설이다가 못했으면 더 아쉬웠을 것 같다. 그래도 '안 해도 좋았을 것'들은 있다. 아래 오로라 투어 이외의 추가적인 지출 내역을 간단히 적어보도록 하겠다.


시티투어 : 1인당 45불이었던 시티투어는 추천하지 않는다. 대략 2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 사실 화이트 홀스와 같은 도시는 자연환경을 제외하고는 볼 것들이 별로 없다. 북쪽으로 이동하는 트럭들이 잠시 정차하고 물건을 옮기는 휴게소 같은 지역이라 그런지 아름다운 건물보다는 투박한 창고형 컨테이너가 많았고, 몇 있는 관광 명소도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진 말 동상' 등과 같은 간단한 조형물에 불과했다. 가장 오래된 나무집, 혹은 오래된 교회 같은 것들을 보러 다녔는데, 사진을 찍는 것 이외에 체험할 수 있는 요소도 없었다. 화이트 홀스 관광 안내소에서 1980년대에 찍은 영상을 보거나 아시안 마켓을 들리는 등의 관광 일정은 가이드가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코스였다. 한 번쯤은 가볼 만 하지만, 45불을 지불하고 갈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스노우슈잉, 스노우 모빌 : 눈 속에 발이 파묻히지 않고도 걸을 수 있는 신발을 신고 유콘의 자연 속을 돌아 다니는 스노우 슈잉, 눈 위를 달릴 수 있는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설원을 달리는 스노우모빌 프로그램은 추천한다. 스노우 슈잉은 126불, 스노우모빌은 252불 정도로 가격 차이는 2배이다. 개인적으로는 스노우모빌을 추천하는데, 2시간이 넘는 긴 투어 시간과 더불어 유콘이 가진 가장 날 것의 자연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길 위를 지나다니는 무스, 언덕 꼭대기에서 바라본 얼어붙은 강과 그 주위를 둘러싼 설산, 그 사이를 시속 4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는 속도감은 짜릿한 행복이었다.



유콘 야생동물 보호구역 투어 : 1인당 78,75달러. 유콘 주에는 광활한 야생동물 보호 구역이 있다. 전문 지식을 갖춘 보호가들이 버려진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며, 자연으로 돌려보내거나 혹은 보살피는 역할을 한다. 철창 속에 갇힌 동물이 아닌, 자유롭게 넓은 평원을 뛰노는 동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설명해주시는 보호가 분께서 굉장히 동물을 사랑하고, 열정이 넘치며, 또 발음도 또박또박 해주셔서 즐겁고 유익한 투어가 되었다. 귀여운 온갖 동물들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도 그날의 큰 기쁨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옐로우나이프로 향하는 왕복 비행기 가격은 겨울 기준 150만원.

목적지를 노르웨이로 잡는다면 가격은 100만원 안팎으로 내려간다.

오로라는 멀리 있지 않다! 겨울 오로라와의 만남을 올해의 목표로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오로라를 본 후기는 : https://brunch.co.kr/@231db458940647f/1


더 많은 사진이 궁금하다면 : https://www.instagram.com/photo._.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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