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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권 Apr 19. 2023

“형님! 으라랏차!, 어서오세요”

장편 다큐멘터리<1975.김상진>

4월 21일(금), 난 수원 팔달산입구에서 할딱거리며 뛰어오는 김상진형님을 기다릴 생각이다. 어떤 모습일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야물지만 선하게 생긴, 안팎이 그리 다를 것 같지 않은 청년. 난 11년 후배지만 어른으로 신입생 김상진을 맞이할 생각이다.


예전 서울농대캠퍼스가 수원에 있을 때 농대생들은 팔달산을 ‘빨딱산’이라고 불렀다. 신입생 환영회같은 모임이 있는 날이면 선배들은 술을 먹인뒤 구보로 서둔동 학교까지 뛰어가게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제법 멀다. 숨이 탁탁 막히지만 술기운에, 우정에, 미래를 품고, 선·후배지간에 새로운 움이 트는 장면이기도 했다.


다큐<1975.김상진> 수원 특별시사회.

(구)경기도청 입구 팔달산 자락, 수원시민회관 대강당, 오후 6시반 프로그램이다. 


제작기간 3년 7개월.

작년 말 마무리하고 시사회가 서울, 광주, 전주, 부산, 국회를 돌아 수원이다. 특히 상진형님의 20대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시·공간이라 영화 찍는 내내 많은 이야기를 건져낸 지역이다. 더하여 감독인 나 또한 20대를 보낸 현장이라 형님과의 감정연결선은 이어지고 끊어지고를 자연스레 반복했다. 1970년대 학생운동 여정에서 형님과 몇 년간의 시차를 두고 그렇게 수원을 소화하면서 난 상진형님 이야기를 디자인했다.


저 팔달산 입구에서 청년학생 한 무리가 뛰어온다.

그 맨앞에  훗날 ‘한국민주주의  뜨거운 상징, 유신의 심장을 찔러 들어간 바늘침’이 보인다.


수원 시사회장. 

김상진열사와 나란히 여러분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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