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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권 Jun 15. 2023

이기적 유전자의 승부수

유쾌한 꼰대들

이기적 유전자의 승부수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웃어 죽는줄알았다.


작년초 아들녀석 결혼시키면서 맺어진 인연, 사돈.

부천에서 사돈 내외분과 댁 근처에서 모처럼만에 식사했다. 지난 주말 서울출장, 6월항쟁 36주년 633분의 열사영정 행진단에 김상진 열사를 모시러 올라간 김에 하루 더 어머님댁에 머물며 사돈을 만났다.      

나나 바깥사돈 둘 다 술에 관한 한 두주불사형. 안사돈도 동참하는 분위기로 만날 때마다 자리는 유쾌하기 그지없다. 세상에 은근 먼 관계가 사돈지간이라는데 우린 격의 없이 지낸다.     


1차 마치고 2차 맥주파티 입가심. 

사돈과 나, 맞은편 아들·며느리 바라보며 그저 싱글벙글하는 요즘이다. 동시에 꼰대가 아닌 것처럼 애를 쓰지만 꼰대 일 수밖에 없다. 도무지 속마음을 감출 길 없다. 우리 두 사람...  살아온 날들과 아들며느리의 맺어짐을 고마워했다.     


며늘아이 태중에 4개월 아이가 자라고 있다. 12월 초에 세상에 나올 그 아이의 의미와 양쪽 집안에서의 존재감을 축복했다. 아니 어쩌면 사돈과 내 안에 있는 이기적 유전자는 각자 지니고 있었던 유전자의 결합과 ‘그 결과로 이어지는 불멸성’을 구체적으로 깨닫도록 오늘 자리를 마련한 것은 아닐까?      


아니나 다를까

“사돈, 우리 손주·손녀 몇이나 둘까요?”     

아버지들앞에서 아들과 며느리가 웃음을 짓는다.  

“아이참! 아버님도.... ”     

“자!,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건배!”      


그러다가

“사돈, 손가락으로 우리 소망을 선언합시다^^”


“전  네엣!~”

왼손으로 엄지를 구부려서 넷을 이야기했더니 거의 동시에 사돈이 내 엄지를 동그랗게 말아쥐고 “전 셋입니다”     

모두 배꼽잡고 웃었다. 


아들 내외에게 부담갖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이 또한 꼰대짓이 분명할 터. 다행스러운 것은 아이 출산 및 양육에 관해 요즘 세태와는 다르게 여유있게 풀어가는 태도여서 어쩌면 우리들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 싶다^^     

며늘아이의 건강을 마냥마냥 빌었다. 


서울 어머님댁으로 올라오는 늦은밤 차안.  술은 얼큰하고, 마음은 즐겁고...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준 사돈 내외분의 마음결이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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