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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권 Apr 30. 2024

저는 더 괜찮습니다

창업일기


저는 더 괜찮습니다


“여기 앉아가요”

“아휴! 아니에요”


서울출장길. 금천구 시흥동 어머님댁 주차장에 파킹하고 시내로 나가 일보고 지하철로 돌아오는 길  01번 마을버스안. 금천구청역에서 시흥2동 주민센터까지.


버스에 올랐더니 뒷쪽에 몇사람 서있다. 운전석 뒤 한칸 건너부터 한줄로 세자리가 노란색 경로석이다. 난 가운데 경로석앞 기둥을 잡고 등가방 메고 섰다. 내 왼쪽으로 머리하얀 아주머니 서 계시고 자리에는 아주머니(80가까이 되어보이시나 염색하셨고 근력 좋아 보이는), 내 앞에 70쯤 되는 아주머니, 오른쪽 자리에 70을 넘어 보이는 아주머니가 자리에 앉아간다. 얼마나 지났을까 80쯤되는 아주머니가 서계신분에게 자리를 양보하려한다. 그러자 소스라치게 놀라는 아주머니^^ 


“나이가 어떻게 되슈?”

아마 70초반쯤이라 이야기한 듯

“아이고 한참 때시구나^^”  앉고 서고 두사람 이야기가 싫지않다.

그때 내 앞자리 손님이 일어서 정류장에 내린다. 다시 80쯤아주머니가 서있는분 쿡쿡찌르더니 


“여 앞에 앉으셔!”

“저는 아직 괜찮아요”(자리 양보받을 나이는 아니라는 의지 역력)


그러자 80쯤 아주머니 눈길이 내게로 오더니 “아저씨 얼른 앉으셔!”

주의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다. 하지만 뻘쭘했다.

나도 모르게  “저는 더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순간 버스안 손님들이 한바탕 웃음을 쏟아낸다. 


서 있는 사람은 없고 자리는 비었고....  서있는게 어색해서 경로석에 앉았다. 한정거장이나 지났나? 하얀백발 아주머니가 버스에 오른다. 얼른 일어나서 자리를 비켜드리고 80쯤아주머니앞 기둥을 잡고 섰다.  그 어른 가방속을 부시럭거리더니 뭔가를 꺼내 건네신다. 


“자리 양보하신 분에게 주는 선물” 


늘 몇 개씩 갖고다니다가 기분 좋은 사람을 만나면 건네는 선물이라며 하나씩 꺼내 맛나게 먹으라는 지침(?)과 함께 미소를 띄셨다. 

80쯤 어르신 마음 씀씀이가 더 달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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