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농업
이 단순한 물음에 대한 유쾌한 대답
요즘 김제 죽산에서 ‘촌스러움’을 사브작사브작 만지며 살아간다. 그중 유별나면서도 동시에 일상적인 즐거움 중의 하나는 ‘야채 삶아 먹는 즐거움’이다. 반복해도 물리지 않는다. 두부우거지찌게나 요즘 한참인 고구마잎·줄거리를 큰 대야 한가득 죽산아이 앞마당 텃밭에서 따서 두부 듬성듬성, 늦고추 칼칼하게, 된장 듬뿍 넣고 큰솥 끓여내는 이른바 ‘대팽(大烹)’을 만끽하고 있다.
㈜흙살림푸드 요청으로 카테고리별로 홍보영상 제작 중이다. 그중의 한 꼭지
사람의 관계가 잘 스며든 ‘어떤 생활’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날 기록해 놓은 흙살림 데이터를 영상자료 중심으로 들여다 본다. 그중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흙살림꾸러미’에서 식재료를 꺼내고 메뉴 설계하는 한 젊은 엄마의 모습이 눈에 든다. 동시에 그 엄마의 손짓과 친환경농부들 이름표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마음에 새겨진다. 순간 출장길 예산 추사고택에서 마주친 김정희 선생이 운명처럼 남긴 ‘어떤 고백’하고 절실하게 맞닿는다.
대팽(大烹)
19세기 조선의 아이콘이자 키워드, K-지식인의 원조 추사 김정희선생이 1856년 가을 71세로 과천 과지초당에서 돌아가시기 두달 전 그해 여름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긴다.
대팽두부과강채(大烹豆腐瓜薑菜),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이고 최고의 만남은 부부 아들딸, 손주와의 모임이다
‘이것은 촌 늙은이의 제일가는 즐거움이다. 비록 허리춤에 큰 황금인을 차고 밥 앞에 시중드는 여인들이 수백 명 있다 해도 능히 이런 맛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고 본 글 여백에다 적었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다 온갖 풍상을 겪고 쓸쓸한 노년의 삶에서 인생을 관조하게 된 추사,
생의 마지막 순간에 물질적 풍요보다 가족과 소중한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소박한 식사가 ‘특별한 일상’ 아니라 ‘삶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중요한 순간’이란 것을 우리들에게 일깨워 준다.
오늘 저녁 무얼 먹을까?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맛있고 유쾌하며 가성비 만점인 방법
‘흙살림 라이프’
복잡하지 않게 흙살림꾸러미
-1주일에 한 번 매주 수요일 정기배송
-장보러 가는 수고를 줄이고 다양하게 메뉴설계 가능
-친환경 유기농·무농약 농산물로 구성
-흙도 살리고 가족들의 몸도 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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