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귀 만지게 해 줄게 5분에 500원

사랑은 숨

by 담빛

어렸을 때부터 잘 때 귀를 만지는 버릇이 있었다.

바쁜 부모님을 기다리며,


맞벌이하시는 엄마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

귀를 만졌다.

그게 나에겐 위로였다.


그걸 안 남편은,

신혼 때 나의 귀 만지는 습관이 많이 괴로웠나 보다.

그래서 우리는 거래를 했다.

“5분에 500원.”

나는 매주 만 원을 주고,

남편의 귀를 원 없이 만졌다.


그러다 아이 둘을 낳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아이들의 귀를 만졌다.



둘째는

“엄마, 귀 만져주면 잠이 잘 와.”

그 말에 마음이 놓였다.

심지어 아이들은 내가 좋아하는 차가운 귀를 만들어주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고 귀를 차갑게 하고 오기까지 했다.


정말 사랑스러웠다.

나는… 진심으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가 8살이 되던 해에 말했다.


“엄마, 왜 자꾸 귀 만져?”

“엄마는 어렸을 때

바쁜 부모님의 숨결 느끼고 싶어서 자기 전에 귀를 만졌어.

그게 엄마에겐 위로였거든.”


“엄마… 불쌍해.”


그리고 아이가 말했다.

난 엄마가 늘 사랑 듬뿍 줘서 그런 버릇없어. 실은… 나 귀 만지는 거 별로 안 좋아해. 근데 엄마가 만지고 행복해하니까, 그냥 가만히 있었어.”


그 순간,

나는 나만 아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도

나만큼이나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 뒤로,

나는 귀를 만지는 버릇을 조금씩 고치려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아이에게 사랑받는 어른으로,

나도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


그러다 문득, 미혼인 친구가 물었다.
“아이를 낳고 나면 뭐가 제일 행복해?”
누군가 그러더란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를 좋아하는 기분이래.”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 깊이 와닿았다.

나도 그런 순간을 살고 있었다.
매일매일,
내가 좋아하는 아이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삶.



《사랑은 숨》


글. 담빛


사랑은 숨.

위에서 내쉬는 줄만 알았는데

아래에서 들이쉬고,

조용히 가슴속을 오르내리네.


내가 흘려보낸

사랑의 숨결 하나하나가

바람을 타고 돌아와

다시 나를 숨 쉬게 해.


멈춘 줄 알았던 마음도

그 속삭임 덕에

다시, 천천히 움직이네.


사랑은 숨.

눈에 보이진 않지만

늘 곁에 있고,

살아 있게 하는 가장 깊은 순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