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이력서
마케터의 이력서도 다른 직무의 이력서 쓰는 법과 동일하게 자신의 USP (Unique Selling Point)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마케터 업의 특징에 맞추어서, 마케터의 이력서를 어떻게 더 잘 쓸 수 있는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마케터의 이력서는 회계/재무 파트처럼 고유한 기술이 있는 직무보다 상대적으로 잘 쓰기가 어려운데,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은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회계/재무는 고유한 기술이 있다 보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격증을 보여주면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지만, 마케터는 브랜드의 비즈니스 상황을 잘 이해하고, 그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려서 브랜드를 키우는 활동을 하다 보니,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동일한 상황에서도 각자가 다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서 자신이 일을 잘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마케터의 이력서는, 고유한 기술이 있는 직무보다 더 ‘경험’ 위주로, 해당 경험에서 왜 내가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역량을 풀어야 한다. 경험을 통해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역량을 기본으로 보여주면서, 추가로 마케팅에 대한 이해라던지, 마케팅 채널에 대한 이해 등이 추가되어야 한다.
신입의 이력서
먼저 신입의 이력서는 마케터로서 직접적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대학생일 때 했던 활동들 (공모전이나 서포터즈에서 했던 활동들)을 CAR (Context, Action, Result)의 형태에 맞추어 작성하며, 자신이 문제해결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서포터즈 활동으로 소상공인을 홍보하는 컨텐츠 제작 활동을 했다면, 어떤 소상공인을 선택했고, 그 소상공인에게 맞는 컨텐츠 채널로 많은 채널들 중에 왜 인스타그램을 선택했고, 왜 그 톤앤매너로 컨텐츠를 제작하게 되었고, 그 컨텐츠의 결과는 어땠고, 그 컨텐츠의 결과로 소상공인의 매출액이 얼마나 늘었는지와 같이, ‘Why’로 자신의 활동을 설명하고 수치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다음 면접 파트에서 설명하겠지만, 어떤 맥락에서 어떤 액션을 취했고,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이유는, 팀원이 되어 일을 맡았을 때 스스로 근거를 제시하면서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그리고 신입의 경우에는 직접적인 경험이 없다 보니, 과제를 제시하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제에서 보고자 하는 것 역시 ‘문제해결능력’이어서, ‘A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시오.’처럼 질문 자체를 모호하고 넓게 던지는 경우가 많다. A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라는 질문만 보고 다짜고짜 ‘TV 광고는 어떻게 만들고~’처럼 바로 일에 뛰어드는 사람을 거르고, CAR에 맞춰서 고민할 줄 아는 사람인지를 찾는 것이다. 가령 A 브랜드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를 먼저 분석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대와 같은 젊은 고객층이 A 브랜드를 친숙하게 느끼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우선 정의하고, 10대를 타겟으로 하는 SNS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겠다처럼 미션을 재해석하고, 구조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과제에서 보고자 하는 것]
- 미션을 재해석할 수 있는가
- 구조화를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는가
- 현 상황 분석에 맞추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가
[과제에서 통과 시, 추가 면접 질문]
- 과제를 처음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 과제에 주어진 X일의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 무엇을 먼저 했는지
- 왜 이렇게 접근했는지
- 현황 파악은 어떻게 했는지
- 왜 이런 해결책을 도출했는지
- 어떤 채널을 메인으로 보았는지
- 얻은 러닝은 무엇인지
- 과제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경력직의 이력서
경력직의 이력서는 자신이 마케터로서 한 활동들을 기반으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문제해결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USP를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가지고 있는 역량을 CAR 형태에 맞추어, 어떤 비즈니스 상황에서, 어떤 액션을 했고,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동일하다. 마케터는 브랜드의 To be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다 보니 마케터 일의 범위는 넓은데, 전체 일을 이해하되 그 중에서도 자신의 강점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를 리드하는데 강점이 있는지,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마케팅 채널의 효과를 분석하는데 있는지, 우리 브랜드 상황에 맞는 컨텐츠를 제작하는데 강점이 있는지 등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마케터 종류가 다양해도 마케터 이력서의 큰 골자는 동일하다, 세부 직무에 따라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서 강조되어야 할 내용이 바뀔 수는 있지만 큰 틀은 동일하다. 컨텐츠 마케터라고 해도 기발하게 생각해낸 컨텐츠만 나열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배경에서 해당 컨텐츠를 고민했는지, 그래서 그 결과 다른 컨텐츠 대비 얼마나 수치적으로 효과가 좋았는지 등을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경력직에 있어 주의할 사항은, 마케터는 자신의 브랜드 상황이 좋을 때 이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케터의 일 자체가 브랜드를 키우는 일이다 보니, 브랜드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 이직을 결정한다는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일이다. 마케터는 현재 브랜드 상황과 자신의 평가를 떼어 놓을 수 없기에, 현재 맡고 있는 브랜드 상황을 좋게 만들어 놓고 이직해야 한다. 나 역시 면접관으로 이력서를 받으면, 지원자가 맡고 있는 브랜드를 검색해보고 어떤 액션을 하고 있는지를 훑어본다. 브랜드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가 곧 마케터의 역량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마케터에게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단순히 이미지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이력서에는 짧게 담을 수밖에 없는 각각의 활동들의 CAR를 보여주는 형태로 이해하면 좋다. 이력서는 JD에 맞추어 ‘이런 활동을 해보았다.’를 강조했다면, 포트폴리오는 CAR에 맞추어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러 옵션들 중에서 이것을 선택했고, 이것의 실행은 이런 형태로 이루어졌고, 이것의 결과는 수치적으로 이러했다로 보여주면 좋다.
마지막으로 이력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신입, 경력 모두 공통적으로 주의해야할 것은, 이력서를 보는 사람은 지원자가 채용하고자 하는 자리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형태로 이력서를 빠르게 확인하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보여주고, JD에 언급된 역량과 관련된 단어들을 이력서에 포함되어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좋다.
이력서를 작성한 후, 마케터의 면접 질문을 이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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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3월에 <보통의 마케터 이야기> 매거진에 집필하던 원고들이 책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마케터가 되기 위해 준비했던 과정부터 마케터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다루는 책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