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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수 Mar 31. 2024

명상 수업 _1. 숨쉬기

 3 월초부터 모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진행되는  명상교육을 듣고 있다. 어느 블로그의 수강후기를 본 적이 있었는데 블로그 주인이 젊은 아가씨인 것을 보고 반친구들의 나잇대가 나보다 젊은 세대일까 봐 조금 걱정이 되었었다.



 실제로 첫 수업에  참여했을 때 나보다도 연배가 있으신 다른 수강생들을 보고 안심이 되었다. 내 나이는 중간에서 살짝 뒤쪽인 것으로 보였다. 더욱 안심이 됐던 것은 교수님이 나이가 지긋하신 스님이라는 것이다.



 교수님이 어느 분인가 유명한 사람인가 궁금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얼굴이 나온 사진은 잘 찾을 수가 없었다. 약간 예스럽지 않다고 느낀 그분의 성함 때문에 젊은 분인가 하고 잠시 걱정을 했었다.



 현직 스님인 교수님의 말씀은 느리고 온화했다. 언제부터인가 느린 진행이 좋아진 나였다. 한국인들의 빠릿빠릿한 성향에 맞추어 컷편집을 한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뜬금없이 숨이 찬 적이 있었다. 그러면 나는 설정을 눌러 배속을 0.75배로 하여 듣곤 했는데 교수님의 말씀 속도가 딱 그 속도였다.



 명상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고자 등록을 했는데도 막상 수업을 들으며 처음 느꼈던 바는 액티브 한 활동을 원하는 (나의 남편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여길 것 같다는 것이다.

  '이런 걸 돈을 내고 배운다고?'


 명상이라는 것이 당연히 정적이면서 추상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철학적인 면이 다분한 수행의 일종이다. 그런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인 강좌인데 남자 수강생들이 꽤 있어서 그 또한 신기했다. 

 

신속하고 정확한 완성을 요구받는 현대인에게 아니 그냥 나에게 필요한 과정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이가 먹어서인지 살이 찐 탓인지 모르겠지만 가끔 호흡 때문에 일하기가 힘들다고 느낀 적이 많았었다. 평소 말수가 적은 편인 데다가 말할 일도 많지 않은 직업으로 일을 해온 내가  화상 수업 선생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였다. 원래 말을 많이 안 하니까 말을 많이 하는 상황이 오면 어느 때 숨을 쉬고 언제 내뱉어야 하는지부터 교육이 필요한 사람인 것을 새삼 알아차렸다.



 말하는 속도를 줄이는데도 호흡이 정돈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싶다 가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깨달으며 꾸역꾸역 버티던 세월이 한 해 두 해 금세 갔다.



 호흡법에 대한 수업은 내가 처한 현실과 맞닿아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숨 쉬는 것도 이제는 배워야 제대로 하는 중년의 사람이 되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런 강좌가 있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었다.


 나는 그 수업을 숨쉬기 수업이라고 별칭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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