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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09. 2023

미래의 자신에게 환장하라

매일 매 순간 '그'를 만나는 시간


맨 처음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저는 감옥에 있었습니다. 조건? 환경? 상황? 최악이었죠. 미래에 작가가 된 내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얼마나 행복하고 좋았는지 모릅니다. '그'를 만나고 싶어 잠을 설칠 지경이었지요. 벽 아래 뚫린 구멍으로 개밥 같은 식사가 들어올 때마다,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두들기며 글을 쓰는 제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출소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아침 5시 30분에 집을 나서 인력시장에 갔고요. 운 좋게도 일거리를 받아 종일 중노동을 하면, 저녁 7시쯤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하루 열 시간 넘게 삽질하고 벽돌 나르고 나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 환경에서도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썼고, 매일 밤 9시부터 노트북을 펼쳤지요. 


현실의 막막함과 당장의 고난은 미래 제 모습을 상상하는 시간으로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되는 데에는 단지 시간이 걸릴 뿐. 미래 어느 시점에 작가와 강연가가 된 제가 선명하게 서 있었으니까요. 저는, 미래의 저 자신에게 환장했던 겁니다. 


뭔가 바라는 게 있다면, 그것을 진정으로 소름 돋게 원한다면, 매일 매 순간 오직 그것만 생각해야 합니다. 이 쉽고 단순한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란 사실은 충격적이죠. 사람들은 종일 불평합니다. 불만을 터트리고요. 잘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몇 시간씩 이야기합니다. 오늘 왜 피곤한지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는 듯합니다. 


오늘이 얼마나 좋았는지 설명하는 사람보다 오늘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설명하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죽을 뻔했다, 미치는 줄 알았다, 다리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잠을 못 자서 정신이 몽롱하다, 팀장이 엿 같은 말을 했다, 집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폭발할 뻔했다...... 마치 자기 인생이 얼마나 최악인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요즘 어떠냐고 물으면, 대부분 "뭐 그렇지."라고 대답합니다. 혹은, "요즘 너무 힘들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단 한 명도 "요즘 끝내준다!"고 답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정말로 "끝내주는 하루"를 보낸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걸까요?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매 순간 그것과는 정반대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놀랍지 않은가요! 인생은 생각하는 대로 되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수도 없이 읽고 들었는데도 실제 일상에서는 전혀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인문학 관련 도서를 읽고 독서모임을 하면서, 뒤에서 다른 사람 험담하기를 일삼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인문학이 뭔가요? 사람에 대한 학문이지요. 사람 공부를 한다면서 사람을 씹고 있으니 차라리 책을 읽지 않는 편이 시간 아끼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과자를 먹으면서 누워서 읽고, 자기계발서를 읽다가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뇌과학 관련 도서를 읽다가도 유튜브를 봅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도 쿠팡에서 잡다한 것들을 주문하고, 육아서를 탑처럼 쌓아놓고도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독서에 한정된 얘기이긴 하지만, 그 만큼 지금 우리 거꾸로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각성해야 합니다. 


꿈이 뭔가요? 간절히 원하는 것 아닙니까. 목표란 무엇인가요? 절박한 심정으로 이루길 바라는 것 아닌가요. 그토록 간절하고 절박하다면, 종일 그 생각만 해야 마땅하지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어야 합니다. 


한 가지 생각에만 골몰해서 잠 자는 것도 밥 먹는 것도 잊은 사람을 "미친놈"이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모두가 "미친놈"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것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한마음으로 틱톡과 넷플릭스과 릴스에 취해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 본 재미난 영상에 대해서는 서로 보여주고 수다 떨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횡설수설을 하고 늘어지고 눈빛도 흐려집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바라는지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상당한 시간 고심해야 하고, 또 글로 써 보기도 해야 하고,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합니다. 대신, 한 번 그림을 그려두면 매 순간 그 멋진 삶을 떠올리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생각하기 쉬우면 슬슬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보이기 시작하면 100퍼센트 이루어진다는 신호로 인식하면 됩니다. 


첫 책이 출간되었을 때,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게 감동 받지 않았습니다. 첫 강의를 했던 날도 남들 기대 만큼 설레지 않았습니다. 4년 전부터 책 출간하는 모습을 그렸고, 2년 전부터 매일 상상 속에서 강의하고 다녔습니다. 워낙 선명하게 오랜 시간 보고 듣고 체험한 현실이라 뭐 그리 놀랄 것도 감동 받을 것도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작가와 강연가라는 꿈이 큰돈을 벌게 해준다거나 아픈 과거를 사라지게 해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쓰는 게 좋았습니다. 쓰는 게 좋으니까 그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었고요. 원하고 바라는 마음 간절하니까, 매 순간 그 생각만 했던 겁니다. 결국 다 이룰 수 있었지요. 


어떤 삶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 바라는 게 없다는 뜻이 되고, 그 말은 "삶이 엉망이 되어도 괜찮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뇌가 그렇게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끔찍한 일이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룬 자신의 모습을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일 매 순간 '그'를 만날 시간을 내야 하고요. 하루 30분만이라도 미래의 나를 만나기 위한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 어느 순간 '미래의 내'가 되어 있을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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