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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생각의 중도"

그랬구나 그랬구나

by 글장이


당신은 중요한 사람입니까? 만약 이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면, 상처가 많고 실망이 잦을 겁니다.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완벽주의에 가깝고, 또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인정 받으려는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중요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태도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무슨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마련입니다.


당신은 형편없는 사람입니까? 혹시라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사는 게 지겹고 불행할 겁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괜찮다 잘했다 말해주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테지요. 난 왜 이럴까, 난 왜 잘 하는 게 없을까, 난 왜 이리도 못났을까. 끝도 없이 자신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만 떠올라서 새로운 도전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을 겁니다.


자신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도 문제가 있고, 그렇다고 스스로 초라한 존재라 생각하는 것도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그럼 도대체 뭘 어째야 한다는 것일까요?


첫째,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매 순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기고만장해 있는지, 아니면 주눅이 들어 있는지, 열정과 완벽주의를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겸손과 자책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린다는 말은 '지금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이지요.


둘째, 생각의 중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비행기는 이륙한 후부터 착륙할 때까지 전체 항로의 98퍼센트를 이탈한다고 합니다. 조종석에 앉은 파일럿은 매 순간 항로를 이탈한 항공기를 제 위치로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고 하지요. 항로의 대부분을 이탈함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는 언제나 목적지에 정확히 도착합니다. 마음이 항로를 이탈할 때마다 알아차리고 바로잡는, 인생의 파일럿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타인의 반응에 동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실망한다고 해서 상처받을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바람대로 살아가는 꼭둑각시가 아니라 '나'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칭찬하고 인정해준다고 해서 거기에 현혹될 필요도 없습니다. 인생의 목적이 그들의 칭찬은 아니니까요. 잔잔한 물결처럼! 평가나 결과보다는 깊이를 추구하는 인생이면 좋겠습니다.


집에서 사무실까지 불과 10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봄비가 바람을 몰고 와 흙냄새가 물씬 나더군요. 오래 전, 창살 밖에서 흘러 들어오던 흙냄새가 떠올라 아찔했습니다.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강렬했지요.


사무실에 도착해 《명상록》을 읽었습니다.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서릿발 같은 일침과 하루를 대하는 신념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30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오래 전 상처와 아픔으로 눈물이 확 쏟아질 것 같다가, 또 한 번 점프해 보자 가슴이 뜨거워졌던 것이죠. 이토록 짧은 순간에도 제 마음이 하늘과 땅을 오간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내 자신의 심정을 알아차리고 있다는 사실에 지극히 평화로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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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견디고 이겨낸다는 말에만 익숙해졌습니다. 우리 마음은, 그저 있는 그대로 읽어주고 받아들여 그랬구나 그랬구나 하면 저절로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모양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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