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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Jan 02. 2024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죽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살다가도 한 번씩 정신이 번쩍 드는 때가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힘들기만 한 건 아닐 거야"라는 친구 H의 말. 그리고, 나보다 더 아픈 눈물을 흘려준 동생 같은 K의 말.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내 주변에는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더 가지기 위해, 더 성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무너졌을 때. 문든 내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며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열흘 중 아홉 날 힘들고 괴로웠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스치듯 지나가는 괜찮다는 생각이 저를 버티게 해주었습니다. 


뒤에서 저를 험담하고 모략하는 이들 때문에 속상하고 아플 때 많았습니다. 이를 갈며 그들을 미워했지요. 분노와 원망이 극에 달했을 때, 여전히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작가님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습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요.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기면, 힘들고 괴로운 일에만 몰입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항상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하게 마련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엄연히 구분되어 있기도 하고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항상 좋은 점만 생각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막상 위기에 처하면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감정이 휘몰아치고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게만 느껴집니다. 이럴 때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입니다. 


정신줄 놓으면 어리석은 판단과 선택을 하게 됩니다. 술에 취하면 사고를 치거나 실수를 하고, 졸음운전을 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멍청하게 살다가 돈과 사람 모두를 잃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은 탓입니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했는데요. 사실은, 보려는 의지가 없고 들으려는 정성이 없는 탓이기도 합니다. 제대로 보고 들으면 현실을 직시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시련과 고통 만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다 말하는데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면 인생은 점점 더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괴롭고 힘든 시간에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매일 한숨만 쉬고 술만 퍼마신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가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걱정과 근심을 하면서도 자신이 뭔가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데요. 마음 속으로 쩔쩔 매는 것은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똑같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합니다. 설령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문제 해결과 직접적인 연관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시간이 흐른 후에 탈진해서 쓰러지는 일은 없을 테지요. 무려 6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술만 마시고 시간만 보냈습니다. 결국 일어날 일들은 다 일어났고 저는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살아 보려 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무의미하게 흘려보낸 시간만 가득하니까 제 삶이 엉망이 되었던 겁니다. 


나의 주변에는 항상 나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에게는 늘 가능성과 잠재력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하고요. 그 사람들, 그 마음, 그 소리, 가능성과 잠재력. 항상 보려고 애쓰고 들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좋기만 한 인생 없듯이, 무조건 나쁘기만 한 삶도 없습니다. 태풍이 몰아닥치니까 자꾸만 나쁜 것만 보일 뿐입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내 삶에 여전히 좋은 구석이 남아 있음을 보고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태도가 실제로 삶을 좋아지도록 만듭니다. 


삶의 단위를 짧게 쪼개어 오늘과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불행은 예외 없이 과거 또는 미래에 존재합니다. 불행한 일이 '지금'인 경우는 없습니다. 지금은 오직 현존이며,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만이 오직 행복한 존재입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심장이 있어도 느끼지 못하는 어리석은 삶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삶에는 여전히 좋은 구석이 꽤 많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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