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Jan 03. 2024

어제 선택할 수도 있었다

결단의 순간


글을 쓸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한 적 있습니다. 내 실력으로 무슨 작가가 되겠어. 회의적인 생각 때문에 며칠 동안 망설였지요. 결국은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문제는, 고민하던 며칠이 사실은 아무 의미 없는 낭비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냥 첫 날에 결심을 했어도 되는 일인데, 괜히 시간만 끌었습니다. 


강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주저했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강의를 누가 듣겠어. 저 자신을 믿지 못했지요. 그러다 결국 강의를 하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앞서 수많은 시간 동안 고민했지만, 그 시간들은 모두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냥 첫 날부터 강의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될 일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과 갈등이 꽤나 의미 있는 거라고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신중하게 고민해야 썩 괜찮은 선택과 판단을 한다고 믿는 것이죠. 지구를 구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해도 됩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마주하는 대부분 선택의 순간은 그냥 바로 결정을 내려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은 고민과 갈등이 아니라 실행입니다. 행동하는 데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야 더 나은 성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당장 글쓰기만 해도 그렇습니다. 어떤 주제의 책을 쓸 것인가. 2016년부터 시작해 아직까지 고민하는 사람 있습니다. 제가 이제 한 번 써 보자고 권하면, 8년 전과 똑같은 답변을 합니다.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본 후에 결정하겠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지요. 저 사람, 신중하게 죽겠구나. 


반면, 고민과 갈등을 뒤로 한 채 일단 쓰기 시작한 사람도 많습니다. 두 권, 세 권, 네 권......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는 동안 생각은 더 확장했고 글 쓰는 실력도 늘었습니다. 사고가 깊어지고 실력도 일취월장한 덕분에 인생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신중한 사람의 인생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행동한 사람의 인생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고 성장했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봐야 한다는 속담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주의를 기울이는 게 맞지요. 그러나, 돌다리는 '두드리기만 하는' 인생은 어리석고 못났습니다. 우리는 강을 건너기 위해 태어난 것이지 돌다리 두드리라고 이 땅에 온 것이 아닙니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위험한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덜 위험하지만 최악의 선택입니다. 선택의 권한은 오직 제게만 있었습니다. 제가 결정하는 대로 모든 것이 결정됩니다. 사흘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결정은 사실 사흘 전에 내렸어도 되는 결정입니다. 


신중했던 게 아닙니다. 제가 내리는 선택과 결정에 자신이 없었을 뿐입니다. 망설이고 주저하는 동안 상태는 더 나빠졌습니다. 아버지 모시고 퇴원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정성껏 보살피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다시 건강하게 일상 누릴 수 있도록 할 겁니다. 


항상 더 좋은 선택은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이 말만 놓고 보면 신중하고 현명한 것 같지요. 하지만 실제로는 '더 쉽고 편하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냥 글을 쓰자고 하면 망설입니다. 더 쉽게, 더 빨리, 더 특별하게 쓰는 비법이 있을 거라고 믿는 탓입니다. 머리와 가슴을 비우고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새해에는 걱정을 덜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민도 줄였으면 합니다. 대신, 더 많이 선택하고 더 많이 행동하길 바랍니다. 실행 아니면 삶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